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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 두려워 전학 갔는데…가해자 데려온 교사

<앵커>

또래 남학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학생이 도망치다시피 먼 곳으로 진학했는데 그 학교까지 가해 학생과 부모가 찾아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더 황당한 건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교육청 상담교사가 동행을 했다는 것입니다.

TBC 한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경북 지역 여중생 A양은 또래 남학생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3명의 남학생이 성폭력 당시 모습을 촬영했고 이 영상물은 가해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습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 A양은 올해 초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달 30일 A양의 고등학교에 가해 학생인 C군과 부모가 찾아갔습니다.

C군은 위력에 의한 유사간음과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재판을 앞둔 상태였고 교육청의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이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들과 함께 학교를 찾은 사람이 대구동부교육지원청 상담교사 B씨였다는 것입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그날 생각하면 아직까지도 심장이 뛰고 그것 때문에 굉장히 공포도 느끼고 다시 찾아올까 봐… 우리 애를 찾아간 것에 대해서 인정을 하면서도 잘못했다는 말도 없고….]

상담교사는 가해 학생과 사적으로 상담해 알게 된 사이였고 힘들어해 방문했다고 해명합니다.

[가해자 동행 상담교사 : (가해자) 어머니한테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로 못 만난다 말하고, (피해자) 담임선생님이 안 된다고 해서 그러면 안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특히 피해자를 상담하고 치유를 맡고 있는 상담교사의 이 같은 해명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대구교육청은 민원을 접수하고도 상담교사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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