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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 기다리다 태아 심정지…뒤늦게 와선 '음주 수술'

<앵커>

쌍둥이를 낳으려고 병원에 갔는데 주치의가 없어서 12시간 넘게 기다렸고, 그 사이 쌍둥이 중 한 명이 숨졌습니다. 주치의가 뒤늦게 와서 수술을 하기는 했는데, 정말 기가 막힌 건 술을 마신 상태였다는 겁니다.

저희가 당시 화면과 자료를 입수했는데, 장훈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9일 36주 차 쌍둥이 임산부가 양수가 터져 입원했습니다.

주치의가 오길 12시간 넘게 기다리다 뱃속 쌍둥이 중 남자아이의 심장이 멎은 사실을 당직의가 확인했습니다.

주치의는 그 뒤에야 달려왔고 분만 수술에 나섰지만 아이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당일 휴무였던 주치의는 지방까지 자전거를 타러 갔다가 술까지 마신 상태에서 수술한 겁니다.

[경찰관 : 술을 얼마나 드셨어요?]

[의사 : 몇 잔 정도… 제 산모니까 제가 (수술)해 드리고 싶어서.]

병원 측은 "태아의 심정지가 확인되기까지 이상 소견이 없었고, 수술에도 실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환자 진료기록을 살핀 다른 산부인과 전문의는 "심정지 전까지 태아에 이상 소견은 없어 보이지만, 과체중에 고혈압인 산모 상태와 임신 37주 이전에 양수가 터진 상황을 고려하면 대부분 의사는 낮에 수술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병원 측도 아기를 살릴 수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병원 관계자/지난해 10월 10일 새벽 : (당직의가) 수술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그런 아쉬움이 있죠, 당연히.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당연히 돌리고 싶습니다.]

주치의가 분만까지 책임지려 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병원 관계자/지난해 10월 10일 새벽 : 어떤 상황에서도 첫 달서부터 열 달까지 계속 주치의가 분만까지 책임진다, 그냥 당직의한테 맡기는 게 아니고.]

경찰은 분만 지연과 태아 사망의 인과 관계를 따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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