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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 못 뜬 상황에서 붙잡았다…"누군가 도와줬으면"

<앵커>

지난 주말 서울 홍대 거리에서 한 남성이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마구 뿌린 사건 전해드렸습니다.

당시 얼굴에 스프레이를 맞고도 가해자를 붙잡아 추가 피해를 막은 시민이 있었는데, 홍영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눈이 너무 아파요, 어떡해요.]

스프레이를 맞은 여성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건장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제압하고 있습니다.

이준영 씨는 범행이 순간적으로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한 남성이 지나가던 여성을 붙잡더니, 갑자기 얼굴에 무언가를 뿌렸다는 것입니다.

[이준영/가해자 검거 시민 : 뒷덜미 잡혀서 이제 막 '저 아니에요, 아니에요. 살려주세요' 이랬던 상황이었습니다.]

여성은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이준영/가해자 검거 시민 : 앞이 안 보인다고. 눈앞이 안 보인다고. 살려달라고.]

가해자를 막던 이 씨도 스프레이를 6차례가량 맞았습니다.

[이준영/가해자 검거 시민 : 정말 너무 아파서 염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명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여기에서 이 사람을 놓쳐버리면 뒤에 있는 아주머니랑 제 지인도 다치고….]

자신을 포함해 이미 세 사람이 공격당한 상황.

고통 속에 눈을 뜰 수 없었지만,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해자를 놓지 않았습니다.

남성이 뿌린 스프레이는 캡사이신이 주성분인 미국 제품으로, 가장 강력한 고통을 줘 교도소 제압용으로 쓰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병원에서 각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이준영/가해자 검거 시민 : 당하고 나서야 '묻지마 범죄'라는 게 얼마나 무섭고. 늘 사람들이 근처에서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가해자는 경찰에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개인적인 이유로 스프레이를 소지하고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특수폭행 혐의로 이 남성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이유진·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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