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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② '안와골절' 극복한 조성환 코치 "세혁이도 충분히 이겨낼 겁니다"

조성환 코치(한화 이글스)는 지난 16일 두산 박세혁의 사구 장면을 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12년 전인 지난 2009년 4월 자신이 당한 부상 장면과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조 코치는 당시 SK 채병용의 투구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는데, 안와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박세혁의 아픔을 잘 알기에 조 코치는 두산 프런트를 통해 그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모바일 메신저로 박세혁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줬습니다.

지난 2009년 얼굴에 공 맞아 부상 당한 조성환 코치
박세혁의 사구 장면(아래쪽)을 본 조성환 코치는 지난 2009년을 떠올렸다(위쪽).

조성환 코치는 "처음에 보자마자 너무 놀랐어요. 두산 시절 팀 동료기도 했으니까 마음 쓰이는 게 당연하잖아요. 어디를 어떻게 맞았는지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저하고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최대한 빨리 연락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조 코치는 박세혁이 겪은 고통과 불안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실 저도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야구선수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암울한 고민에 휩싸였었거든요. 그 짐을 덜어주려고 박세혁에게 '수술만 잘되면 금방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 거다', 확신에 찬 이야기를 많이 해줬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세혁은 조 코치의 조언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조 코치는 "(박)세혁이가 다른 사람 이야기는 귀에 잘 안 들어오는데, 내 이야기는 믿음이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해주니 너무 고마웠죠"라고 밝혔습니다.

2009년 당시 조성환 코치는 부상 후 복귀까지 정확히 40일 걸렸습니다. 조 코치는 지금도 얼굴에 철심이 박혀 있는데, 박세혁은 조 코치의 부상보다 정도가 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더 빠른 복귀를 자신했습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복귀까지 40일 걸렸습니다. 아마 세혁이가 생각하는 것보다 병원에서 몸을 움직여도 된다는 이야기를 할 거예요. 복귀 시기를 언제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생각한 거보다 빨리 진행될 거라 믿습니다. 부상당할 당시의 저보다 젊고 몸 상태가 좋으니까요."

조성환 코치는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 후유증은 곧바로 겪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저도 후유증을 많이 걱정했습니다. 병원에서 공이 겹쳐 보일 수 있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생각보다 후유증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에 타격 3위까지 올랐었잖아요. 물론 2012년부터 조금씩 복시 현상으로 힘든 기억이 있습니다. 그건 후유증과 함께 나이가 들면서 신체 능력이 떨어졌던 거 같아요. 시간이 갈수록 공이 겹쳐 보이고, 먼 공이 안 보이는 증상이 찾아오긴 했습니다."

지난 2009년 얼굴에 공 맞아 부상 당한 조성환 코치

몸쪽 공에 대한 트라우마는 자기 암시로 극복했다고 비결을 전했습니다.

"물론 빠른 공이 몸쪽으로 날아올까 두려움이 있었죠. 타석에 서면 상대 투수에게 '제발 내 몸쪽으로는 던지지 말아줘'라고 마음속으로 되뇌고 했던 기억이 있어요. 제 인생에서 큰일이었기 때문에 '그런 큰일은 나에게 다시 오지 않을 거다'라는 자기 암시를 계속했습니다."

조성환 코치는 지금도 얼굴 뼈에 철심이 박혀 있습니다. 궂은 날씨에는 얼굴이 땅기지만 일상생활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야구장에서 이런 부상이 더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비슷한 일이 발생해서 제가 이렇게 소환이 됐는데 이제 야구장에서 이런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세혁이가 보란 듯 잘 이겨내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올 시즌도 잘 마쳐야 하고, 도쿄올림픽도 있잖아요. 박세혁은 올림픽에 나갈 자격이 충분히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두산에서 3년 생활하면서 박세혁이라는 선수의 가치를 잘 알게 됐거든요. 제가 이겨냈던 거 이상으로 세혁이가 이번 일을 통해 더 성숙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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