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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한마디에 묻어난 진심…"색깔 합치면 아름다워요"

<앵커>

윤여정 배우가 손에 쥔 트로피 보다 그녀의 수상 소감 그리고 이어진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들이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던진 유쾌한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진심과 겸손, 그리고 풍자와 소신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윤여정 배우와 영화 '미나리'의 운명적인 만남, 그 출발은 진심, 그리고 사람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윤여정/배우 : 대본을 읽은 세월이 오래됐으니까 딱 하면 알죠. 진짜 얘긴가 아닌가. (감독이) 진심으로, 정말로 얘기를 썼어요. 그래서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어요. 환갑 넘어서부터 저 혼자 약속한 게 있어요. 사람을 보고, 사람이 좋으면 그걸(시나리오를) 갖고 온 프로듀서가 내가 믿는 사람이면 (한다.)]

70대 중반 나이에 오스카를 품게 된 비결은 간결했습니다.

[윤여정/배우 : 누가 길을 물었대요. '브로드웨이에 어떻게 가나요?' 길을 물었는데 '연습하세요!' 그랬대요. 연습이라는 건 정말 무시할 순 없어요.]

아카데미 수상으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은 거냐는 질문엔 이런 답을 내놨습니다.

[윤여정/배우 :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고.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윤 배우는 이어 폐쇄와 차별, 경쟁으로 얼룩진 현 사회에 뼈 있는 조언도 내놨습니다.

[윤여정/배우 : 너무 1등 '최고' 그런 거 하잖아요. 그러지 말고 우리 다 '최중' 되면 안 돼요? 그냥 같이? 같이 살면?]

[윤여정/배우 : 색깔들을 합치면 더 아름다워집니다. 무지개도 일곱 색깔이 있잖아요.]

그동안 국민들의 뜨거운 기대 속에 남몰래 겪었던 마음고생도 털어놨습니다.

[윤여정/배우 :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제가 축구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고요. 사람들이 너무 응원을 하니까 제가 나중에는 눈 실핏줄이 다 터졌어요. 너무 힘이 들어서.]

격식을 깨는 소탈함과 재치 있는 입담은 인터뷰 때마다 빛났습니다.

[윤여정/배우 : 손들 거 없어요. 내가 대통령도 아닌데 뭘 손을 들어요?]

질문이 길어지자, 노련하게 끊는가 하면,

[윤여정/배우 : 알았어요. 포인트를 알았어요.]

지나치게 가벼운 질문엔 재치 있는 유머로 응수했습니다.

[윤여정/배우 : (브래드 피트가 시상을 했는데요. 브래드 피트 냄새가 어떻던가요?) 냄새는 안 맡았어요. 전 개가 아니거든요.]

세계가 인정하는 명배우의 반열에 올랐지만, 앞으로의 계획은 소박했습니다.

[윤여정/배우 : 살던 대로. 제가 오스카상을 탔다고 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으니까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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