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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새 이름도 도로 '탑정호'…황당 공모에 분노

<앵커>

충남 논산에 있는 호수 탑정호에는 아름다운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논산시가 이 출렁다리에 이름을 지어달라며 상금도 걸고 공모를 했는데, 당선작과 수상자가 황당하게 결정됐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논산 탑정호에 지어진 600m 길이의 국내 최장 출렁다리입니다.

논산시는 지난달 17일부터 20일 동안 이 다리의 정식 명칭을 공모했습니다.

5천 명 넘는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사흘 전 당선작이 발표됐습니다.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가 금상, '탑정호 출렁다리'가 동상입니다.

지금 불리는 이름, 탑정호 출렁다리 그대로입니다.

논산 출렁다리 이름 공모

더욱 황당한 것은 수상자 선정 방식입니다.

여러 명이 당선작을 낸 경우 선착순으로 빨리 접수한 사람이 상을 받도록 한 것입니다.

논산 출렁다리 이름 공모

공모 첫날 오전 9시부터 신청을 받았는데, 금상은 43초, 동상은 단 2초 만에 접수한 사람이 상을 탔습니다.

원래 이름에 논산만 붙이거나, 원래 이름을 그대로 적어 가장 빨리 접수한 사람들이 상금 200만 원과 50만 원을 차지한 것입니다.

논산시청 게시판에는 고민해서 새 이름 지어 공모한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는 등의 항의글이 빗발쳤습니다.

논산시는 외부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논산시청 담당자 : (탑정호 출렁다리 외에) 좀 더 좋은 명칭은 없나 고민을 해서 공모를 하게 된거죠. 외부인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공정성 때문에 개입하기가 어려운….]

그러나 최종 결정을 내린 심사위원장은 논산시 부시장이고, 국장들이 당연직 위원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금현섭/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내실보다는 외향을 더 택한 것이죠. 참여를 통해 선정됐다 그러면 보통 정당성이 부여되잖아요? 형식적인 정당성에 치우친 조금은 편의적인 행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황당한 공모전은 처음이 아닙니다.

서울 노원구청은 최근 경춘선 숲길 갤러리 이름을 공모해놓고는 원래 이름을 당선작으로 뽑았고, 국토교통부도 서울 용산공원 이름 공모전에서 '용산공원'을 당선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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