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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 허위신청 문제 삼자 "임용 안 하면 되죠?"

<앵커>

서울의 한 구청 신입 공무원이 간부들로부터 폭언에 시달려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힘들게 된 공무원 못하게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있었다는데, 선배들이 수당이나 출장비를 허위로 신청하는 것을 보고 문제 제기한 뒤부터 이런 일을 겪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박찬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신입 공무원 A 씨는 지금도 이 음성 녹음을 들으면 치가 떨립니다.

공무원이 된 지 5개월째던 지난해 12월, A 씨와 인사 담당자 2명이 나눈 대화입니다.

인사팀장이 A 씨에게 힘들게 이룬 공무원 신분까지 잃을 수 있다며 겁박합니다.

[팀장 : 우리 조직에서 자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A 씨 : 그럼 어쩔 수 없죠.]

[팀장 : 어쩔 수 없어요? 임용 안 하면 되죠?]

이런 협박성 발언은 30여 분간 계속됐습니다.

[팀장 : 내가 감히 말씀드리는데, 혹시 다른 직을 찾으면 안 되겠냐?]

A 씨는 부당한 요구를 거절한 뒤부터 압박이 시작됐다고 주장합니다.

구청 선배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허위로 초과근무 수당과 출장비를 타가는 데 놀랐고, 허위 청구에 동참하라는 권고를 거부하자 눈총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A 씨/9급 공무원(공익제보자) : 회식했던 시간에 초과근무를 입력하고, 그걸 지문인식기에 찍은 그 허위 시간이 입력돼 있더라고요. 한 분은 출근을 안 하는 날에는 저한테 자기 출장을 좀 대신 찍어달라 이런 식으로….]

부정행위를 멈추자고 했더니 괴롭힘이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A 씨/9급 공무원(공익제보자) : 제가 3분만 일찍 와도 엄청 왜 이렇게 일찍 왔다고 하고, 만약에 1분만 늦게 와도 다음부터 일찍 오라는 식으로….]

결국 A 씨는 사과 한 번 받지 못한 채 자진해서 타 기관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A 씨/9급 공무원(공익제보자) : '아 여기서 일 못 하겠습니다. 다른 데로 보내주세요', 이런 말이 나오게끔 서서히 그런 압박을 저한테 가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 노원구청은 A 씨 근무 태도에 대한 지적이 많아 면담을 진행한 것이고, 인사 담당자 언행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조무환, CG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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