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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43편] 피겨 스타에서 희대의 악녀로 전락한 토냐 하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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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입으로 터는 별별스포츠'!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기자 경력 31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피겨 스타에서 희대의 악녀로 전락한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토냐 하딩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미국을 대표했던 여자 피겨 스타였습니다. 미국 여자 피겨 선수로는 최초로 고난도 점프인 트리플 악셀를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합니다.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한 전미 피겨선수권 개막을 하루 앞두고 토냐 하딩의 라이벌이었던 낸시 캐리건 선수가 연습을 마치고 나오다 괴한으로부터 둔기로 허벅지를 강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부상을 당한 캐리건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하딩이 1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합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서 '낸시 캐리건 피습 사건'을 수사했고, 1주일 뒤 범인 2명이 검거되는데, 이들은 바로 하딩의 전 남편과 보디가드였습니다. 당연히 의혹의 시선은 하딩에게도 쏠렸습니다. 하지만 하딩은 자신의 연루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그리고 만일 미국 피겨연맹이 연루 의혹만 갖고 자신의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하면 2천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맞섰습니다.

결국 하딩은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 출전했고, 피습을 당한 낸시 캐리건 역시 부상에서 회복해 연맹 추천선수로 올림픽에 나가게 됐습니다. 당시 미국 언론에서는 선과 악의 대결로 두 선수의 경기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하딩은 경기 도중 스케이트화의 끈에 문제가 생기는 악재가 겹치며 8위에 그쳤고, 캐리건은 우아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은메달을 목에 걸어 두 선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하딩은 FBI의 끈질긴 추궁 끝에 결국 자신도 '캐리건 피습 사건'에 개입했다고 자백했고, 미국 피겨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 라이벌 선수의 폭행을 사주했다는 낙인이 찍히며 하딩에게는 '은반 위의 악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됐습니다. 하딩은 피겨계를 떠난 뒤 가수와 프로복서,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약하며 화제를 몰고 다녔습니다. 2017년에는 토냐 하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이, 토냐'(I, Tonya)가 미국에서 개봉돼 '낸시 캐리건 피습 사건'이 다시 조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비뚤어진 경쟁 의식과 질투로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한 토냐 하딩의 이야기 별별스포츠에서 감상하세요.

(글·구성 : 최희진, 영상취재 : 조창현·최준식, 편집 : 이현우, 디자인 : 인턴 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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