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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방치' 옛 국군통합병원, 다시 태어났다

<앵커>

옛 국군 광주통합병원은 80년 5·18 당시 수많은 시민 부상자들의 생명을 살렸던 곳이기도 하죠. 수십 년 동안 방치됐던 병원 건물이 5·18 정신을 관통한 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계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수풀이 무성한 마당.

깨진 유리창들이 즐비한 복도와 진료실에는 병원의 흔적이 황량하게 남아있습니다.

5·18 당시 시민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사투가 벌어졌던 역사적 공간,

5·18 정신을 예술로 승화시킨 장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통로에는 하얀 데이지꽃 5천 포기가 놓여졌습니다.

길을 걷다 보면 5·18 당시 초등학생들 20명의 목격담이 흘러나옵니다.

치료제로 쓰이는 데이지꽃을 통해 병원이라는 본질을 작가는 표현했습니다.

푸른빛의 거친 추상화.

광주의 지도를 그린 뒤 덧지우고 그 위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쓰고 다시 덧지우면서 작가는 그날의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을 색채로 치유합니다.

[강 운/특별전 참여 작가 : 5·18이라는 상황을 지우고 또 그리면서 그 위에 치유의 색채를 덮었는데요. 어떤 지적인 만남과 감정적인 만남을 서로 주선해 주고 다시 기념하기 위해 그린 작품입니다.]

이번 특별전은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라는 이름으로, 광주 지역 작가 12명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시민군을 치료했던 역사적 공간에서 예술을 통한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서정우/관람객 :  5·18이라는 전시가 참 집중이 잘 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되고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요.]

[주낙현/관람객 : 지역 작가들이 대부분이라고 들었는데 해외 작가들에 비해 수준 높은 전시여서 뿌듯했던 것 같아요.]

이번 특별전을 끝으로 옛 국군병원 부지에는 국가폭력에 신음하는 피해자들을 위한 트라우마센터가 건립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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