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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838m서 세 동강 난 인니 잠수함…"53명 시신 수습만이라도"

해저 838m서 세 동강 난 인니 잠수함…"53명 시신 수습만이라도"
53명을 태운 채 발리 앞바다에서 실종된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낭갈라함(Nanggala)이 결국 세 동강이 난 채 해저 838m에서 발견됐습니다.

'탑승자 전원 사망' 선고를 받은 유족들은 "제발 시신 수습만이라도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26일 인도네시아 해군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독일산 재래식 1천400t급 잠수함 낭갈라함은 지난 21일 오전 3시 25분(자카르타 시각 기준) 발리섬 북부 96㎞ 해상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습니다.

탑승자는 49명의 승조원과 사령관 1명, 무기 관계자 3명이며, 낭갈라함은 당초 해저 600∼700m까지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수중음파 탐지기를 이용해 24일 수심 800m 이상 지점에 낭갈라함이 가라앉은 것으로 파악했고, 25일 싱가포르 정부가 지원한 구조함이 카메라가 장착된 수중 로봇을 해당 지점에 내려보낸 결과 수심 838m 지점에서 낭갈라함을 확인했습니다.

수중 로봇이 전송한 영상을 보면 낭갈라함은 최소 세 동강이 난 상태이고 동체에 균열이 발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구명조끼가 보관함 밖에서 발견됨에 따라 탑승자들이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탑승자 53명의 가족은 사고 발생과 동시에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을 접했지만, 실제 '전원 사망' 소식을 접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잠수함 전문가들은 실종 초기부터 "낭갈라함은 건조된 지 40년이 지난 재래함이고, 최대 잠항심도가 250m라서 수심 600m 이상 가라앉았으면 이미 찌그러져 탑승자들의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제 가족들은 어떻게든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수중 로봇이 심해에서 가벼운 잔해는 수거할 수 있지만, 동체를 들어 올리거나 동체 안으로 들어가 희생자 수습 등의 활동은 할 수 없습니다.

인도네시아 군 당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잠수함 전문가들이 희생자 수습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2017년 아르헨티나 해군 잠수함 'ARA 산후안'호가 44명을 태운 채 실종됐고, 1년 뒤 심해 수색 전문업체가 해저 907m 지점에서 동체를 찾아냈으나 인양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1968년 52명을 태운 채 실종된 프랑스 해군 잠수함 '라 미네르브'호도 2019년 같은 심해 수색 전문업체가 해저 2천370m에서 찾아냈으나 역시 인양은 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낭갈라함 침몰 원인에 대해 인도네시아군 수뇌부는 "인적 요인, 인간의 실수가 아니라 자연적 요인에 더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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