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와인, 얼마 이하 팔지 마라" vs "영수증 공개합시다"

"와인, 얼마 이하 팔지 마라" vs "영수증 공개합시다"

하정연 기자 ha@sbs.co.kr

작성 2021.04.26 07:37 수정 2021.04.26 08:51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가볍게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와인 판매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매장마다 와인 가격이 제각각이고 또 가격 정보도 알 수 없다 보니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온라인에 영수증을 공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와인 가격은 가게마다 들쑥날쑥합니다.

원하는 가격을 먼저 말해보라는 곳도 있고,

[A 와인매장 : 어느 정도 가격을 지금 생각하신 건가요? (얼만지를 알 수는 없나요?) 네.]

붙어 있는 가격보다 무려 20만 원 이상 싸게 팔기도 합니다.

[B 와인매장 : 33만 원까지 해 드릴 수 있어요. 다른 데보다는 진짜 저희가 최저가예요.]

이러니 다른 매장의 와인 가격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 가격 정보 얻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서울의 한 와인매장,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는 공지가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다른 매장에서도 사진을 찍으려 하자 곧바로 제지합니다.

[C 와인매장 : 가격이 안 나오게 찍는 건 가능할 거 같은데, 일단 가격이 정보잖아요. 이 정보가 힘들 게 만든 가격 정보인데….]

가격 정보를 공유하는 글을 SNS에 올리면 판매처로부터 글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옵니다.

이렇게까지 가격 정보를 숨기는 이유는 뭘까.

와인 가격은 판매 물량, 마진율 등에 따라 매장별로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싸게 파는 곳이 알려지면 수입사와 다른 판매처로부터 일정 가격 이하로는 팔지 말라는 압박이 바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D 와인매장 : (이거 하나만은 안 팔아요?) 예민한 애들이 세트로 저희가 묶여 있어요. 수입사에서 가이드가 온다든지, 가격을 높여 팔아라.]

싸게 파는 매장 입장에선 압박을 받으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비싸게 파는 매장 입장에선 비싸게 파는 사실을 들키는 게 싫으니 어떻게든 가격을 공개하거나 공유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겁니다.

이런 식의 담합 때문에 소비자들만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걸 바꾸자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회원 수만 10만 명이 넘는 국내 최대 와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영수증 공개 운동이 벌어진 겁니다.

각자 와인 구매 영수증과 판매처를 올리는 식으로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수입사들의 가격 통제 강요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높다며 와인 시장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