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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영하 20도' 난방 없이 격리…"양동이에 용변"

<앵커>

육군 장병들이 휴가를 다녀온 뒤 자가격리 기간에 부실한 도시락을 지급받았다고 해 논란이 됐습니다. 그런데 공군에서도 문제가 있던 게 드러났습니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월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던 병사와 접촉자들을 동파된 폐건물에 격리한 것입니다. 난방은 커녕 물도 나오지 않는 곳이었는데 병사들은 이곳에서 전투식량을 먹으며 사흘을 버텨야 했습니다.

한소희 기자가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건물 한 구석에 잘게 부서진 얼음이 잔뜩 깔려 있습니다.

복도 곳곳에 쓰레기가 널려 있고, 낙서가 가득한 사무실에는 소파와 야전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코로나 의심 장병들 폐건물에 격리한 공군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공군부대가 코로나19 의심 병사와 접촉자 등 4명을 격리했던 폐건물입니다.

난방은 커녕 물도 나오지 않는 곳입니다.

[피해 병사 : 파이프라인이 다 터져서 물이 모든 건물에 범람한 상태였거든요. 그게 이제 날씨가 추워지면서 얼어붙어서 완전히 아이스링크처럼 된 상태였었고, (저희가) 곡괭이로 얼음들을 (깼습니다.)]

음식과 물도 제때 지급이 안 됐고, 변기를 쓸 수 없어 도움을 청했지만 알아서 처리하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피해 병사 : 식사라든지 생수라든지 별도로 보급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증상으로) 복통을 호소하는 병사들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 있던 양동이에 (용변을….)]

결국 4명 중 3명이 확진됐는데,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강추위 속 2박 3일을 버틴 뒤에야 군 치료센터로 이송됐습니다.

해당 부대는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동안 상당수 사병들을 열악한 폐건물에 격리했습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팀장 : 부대에서 이 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실 제일 문제였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여건들을 갖춰줄 수 있게 부대가 사실 노력해야 한 부분인데….]

해당 부대는 공군의 자체 감찰을 받았지만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습니다.

공군은 산간지역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고 해당 부대가 최대한 빨리 확진 병사들을 이송하려고 노력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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