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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지리산 쪽빛 풍경을 담다…'Blue Mountain'

[FunFun 문화현장]

<앵커>

산은 무슨 색일까요? 호주의 블루마운틴처럼 푸른색이 일반적일까요? 그런데 렌즈에 비친 우리 산은 그냥 푸른색이 아니라 쪽빛이었습니다. 지리산의 쪽빛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Blue Mountain / 25일까지 / 자하미술관]

겹겹의 산맥을 넘어 하늘과 맞닿은 채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펼쳐지는 능선.

지리산으로 향하는 산등성이들은 멀어질수록 짙어집니다.

붓 대신 카메라로 찍어낸 산악의 지형은 온통 쪽빛이었습니다.

렌즈는 바위와 소나무의 현실 세계를 넘어, 저 멀리 쪽빛 이상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유칼립투스 나뭇잎에서 푸른빛이 번져나는 호주의 블루마운틴과 달리, 지리산의 쪽빛은 투명한 아침 햇살로 빚어집니다.

[임채욱/작가 : 추운 겨울날 아침에 동쪽의 산을 바라보면 역광으로 쪽빛이 비치게 되거든요. 그때 한국의 산들은 블루마운틴이 됩니다.]

이 쪽빛 풍광이 찍혀진 인화지는 특수 제작된 한지입니다.

매끄러움을 거부하는 한지의 결들이 블루마운틴을 더 깊게 품어내는 것입니다.

[임채욱/작가 : 쪽빛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아침, 1천600미터 고지에 올라 떠오르는 햇살을 거스르며 엮어낸 위안의 빛깔이라는 것입니다.

눈 덮인 산마루까지 쪽빛으로 품어버리며 함부로 허락하지 않는 우리 산들의 신비로운 기운을 느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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