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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닫은 공수처장…잇단 발언 논란에 '출근길 문답' 중단

입닫은 공수처장…잇단 발언 논란에 '출근길 문답' 중단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이 넉 달 가까이 지속했던 출근길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을 끝냈습니다.

김 처장은 오늘(2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관용차에서 내리지 않는 방식으로 취재진을 '패싱'해 출근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공수처장 후보자로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어제까지 110일 동안 이어갔던 취재진과의 '출근길 문답'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에 공수처 관계자는 "검사와 수사관 채용이 일단락되면서 공수처도 수사 체제로 전환됐다"면서 "앞으로 출근길에 취재진 질문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공수처 안팎에서는 김 처장의 문답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했다기보다는 실언들로 공수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김 처장은 지난 15일 비서관 특혜 채용과 관련한 비판 보도에 "특혜로 살아온 인생에는 모든 게 특혜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날 선 발언을 해 논란을 낳았습니다.

어제에는 13명 규모로 출범한 공수처 검사들의 수사 역량과 관련해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그림에 나오는 13명의 사람이 세상을 바꿨다"면서 검사들을 예수와 12사도에 비유해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공수처 인사위원회의 한 위원은 "처장은 대언론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으로, 문답은 기관의 존재나 의미에서 마이너스였기에 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진작에 그만둬야 했던 일"이라고 했습니다.

하태훈 고려대 로스쿨 교수도 "공식적으로 수사가 시작되면 공보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맞다"며 "지금까지 공보준칙이 없어서 그랬을 것 같은데, 이 규정을 마련해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김 처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차단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는 그동안 공수처 '후문' 격인 과천청사 5동 남문을 통해 출근했는데, 현판이 걸린 북문, 즉 '정문'으로 출근하면서 문답을 멈췄습니다.

정문으로 향하는 길은 청사 출입구뿐 아니라 건물 밖 주차장 외곽까지 펜스를 둘러 외부인의 접근을 원천 차단한 구조입니다.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국민을 대표해 질문하고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게 언론의 기본적 원리인데, 기자를 피하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공수처 관계자는 "펜스는 지하 주차장이 없는 청사 구조상 참고인 등을 비공개 조사할 때 신분을 노출을 방지하거나 피의자 도주 방지를 위해 설치한 것"이라며 "김 처장은 언론과의 스킨십은 계속할 예정으로,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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