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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서 태어나 "하루 한 끼"…비극 알고도 못 막아

<앵커>

인천의 한 모텔에서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기가 머리를 다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아기는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그동안 이 가족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하나둘 전해지고 있습니다. 모텔에서 아이를 낳았고, 가족들은 모텔을 전전하며 제때 끼니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 부평구의 한 모텔 주인은 지난 2월 16일의 일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모텔 주인 : (모텔) 가운 입은 채로 신생아랑 같이 엄마랑 실려 가고….]

모텔에서 지내던 부부가 객실에서 아기를 낳은 겁니다.

외투도 남겨두고 황급히 떠난 가족이 다시 올까, 주인은 기저귀 같은 가족의 물품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기 가족은 출산 이후 다른 모텔 두 곳을 전전하며 두 달을 지냈습니다.

3평에 불과한 방에서 아기 오빠까지 네 가족은 제때 끼니도 챙기지 못했습니다.

[△△모텔 주인 : 하루에 한 끼만. (한 끼만 드신 거예요?) 배달이 없어. 거의 먹는 게 없어.]

그래도 아기 분유량까지 꼼꼼히 적어온 엄마의 육아 수첩은 지난 6일에서 끝났습니다.

엄마가 체포된 날입니다.

도움이 절실했지만 지자체의 지원은 아쉬웠습니다.

[○○모텔 주인 : 구청에 (전화)했더니 동사무소에 연락하시라고. (동사무소에는) 좀 세게 했어요. (지원 없으면) TV에 나오는 일 벌어진다. 내가 가만히 안 있는다.]

모텔이 있던 곳의 복지센터는 지난달부터 위기 가정을 위한 집중 지원에 들어갔지만 지원 물품은 음식과 분유와 육아용품에 그쳤습니다.

머리를 다친 아기는 의식을 되찾지 못한 가운데 아기 아빠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 중인 경찰은 "거주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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