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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지속적인 행복 '○○소비'에 달렸다"

[취재파일] "지속적인 행복 '○○소비'에 달렸다"

- 이채호 교수(동국대 경영학과)가 전하는 팬데믹 이후 '습관 재설계'

미래팀

작성 2021.04.17 08:59 수정 2021.04.17 09:0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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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호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 행복, 경험 마케팅, ESG 경영*, 인공지능(AI) 활용 및 소비자 수용 등 심리와 소비행태의 연관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웬디 우드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을 국제 저명 학술지인 심리 과학 ('Psychological Science') 등 여러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 ESG 경영: 환경(Enviornment), 사회적 책임(Social), 거버넌스(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이윤만이 아니라 이 세 가지를 고려해 기업 운영을 하는 것을 뜻한다.

SBS 미래팀은 지난주 취재파일 <습관의 비밀> 1편 : '고등학교 때 버릇이 평생 간다고요? '를 통해 뇌에 습관 기억(habit memory)을 형성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세계적 석학 웬디 우드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과 및 경영학과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이어지는 <습관의 비밀> 2편에서는 웬디 우드 교수의 제자이자 동료 연구자인 이채호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팬데믹 이후, 어떻게 습관을 재설계하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혜안을 모색해 봅니다.

Q. 웬디 우드 교수(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경영학)와 어떤 연구를 함께하셨나요?

웬디 우드 교수님과는 습관 연구도 많이 했지만, 돈을 사람들이 어떻게 써야 실제로 더 행복해질 수 있고 그 행복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또 어떤 행동을 해야 행복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사실 돈이 삶에서 너무 중요하고,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데요. 그런데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질에 돈을 써야 더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돈을 모아서 새로운 옷을 산다거나, 좋은 차를 산다거나, 좋은 시계를 산다거나 하는 것이죠. 그런데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속적인 행복은 구매 가격대에 상관없이 경험 소비*에 의해서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좋은 사람들과 영화를 보러 간다거나 미술관을 간다거나 같이 밥을 먹으러 갈 때, 혹은 함께 공원을 산책할 때, 그럴 때 지속적인 행복이 훨씬 더 크다는 연구를 같이 했습니다.
*경험 소비 : 소비의 주 목적이 삶의 경험을 얻는 데 있는 모든 소비를 지칭한다. 소비의 주목적이 소유를 얻는 데 있는 물질 소비와 대비된다. 경험과 물질의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고 있는 구매들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원래 평소 좋아하던 일들, 즉 다양한 '경험 소비'들을 어쩔 수 없이 못하게 되면서, 많은 우울감이 있거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 보면 지금이 모든 습관들, 또 습관적인 경험들을 새로 재설계해서 시작하기에 되게 좋은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경영학과 교수님이신데요. 경영학과 '습관'이 연관이 있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사실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에서도 습관 형성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우리가 실제로 소비자로서 하루에 돈과 시간을 사용하면서 모든 것을 '소비'하잖아요. 이 소비를 할 때 개인이 느끼는 부분도 있고 느끼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습관'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경영학의 측면에서 보면, 기업이 이윤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나아가 소비자 한 명의 장기적인 행복을 위해서 어떻게 좋은 소비 습관을 형성하게 할 수 있을까에 관한 연구들이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사회적 기업' 혹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해서 소비자가 영리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거든요. 한번 물건을 파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를 나의 팬으로 만들어서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연구가 갈수록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Q. 앞서 지속적인 행복에 있어서 '경험 소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어떤 것을 시도해볼 수 있을까요?

지금 어쩔 수 없이 '경험 소비'를 많이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질에서 어떻게 '경험 소비'와 비슷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에 관한 연구를 코로나19 이후에 많이 했는데요. '경험 소비'가 우리에게 큰 행복을 주는 이유 중 하나가 '사회적 유대감'이거든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행복들이 컸는데, 지금 그것들을 못하게 된 상황인 거죠. 이럴 때 할 수 있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의인화 전략입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SBS

우리가 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냉장고라든가 스피커라든가 우리가 항상 사용하는 자전거라든가 그런 것들에 이름을 붙이는 거예요. 그것들이 마치 사람인 것처럼 나의 친구인 것처럼 대화를 하고, 또 마음으로 그렇게 여기면 우리가 실제로 사람과 함께 하는 정서적인 효과를 얻으면서 장기적으로 그것이 '경험 소비'의 효과를 내게 됩니다. 그래서 물질과 함께 할 때, 그 사회성을 느끼는 것이죠. 물질 소비를 하고 있고 물질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마치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그런 경험적 요소를 느끼면서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 더 행복을 더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Q. '해빗'(습관연구)에 의하면 삶의 변화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한국사회는 유독 '의지'와 노력을 강조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의 습관 연구 학자로서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저도 사실은 그 의지력에 대해서 어릴 때부터 많이 생각을 했거든요.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의지를 사용해왔고, 실제로 의지력을 관철해가면서 많은 성과를 얻기도 했고요. 그런데 책(해빗)에서도 볼 수 있고 많은 분들이 직접 경험하셨겠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습관'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우리 삶의 친구로 만들어서 도구로써 사용할 때 많은 힘을 얻었는데요. 예를 들면 우리가 제일 어려워하거나 힘든 일들 있잖아요? 그것들을 일상의 어떤 자리에 스케쥴링 하느냐에 따라서 많은 성과의 차이가 오고는 하거든요.

제가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은 그냥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매일 네 시간씩 제일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실제로 그것을 실행했을 때, 그 모든 일들이 굉장히 쉬워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능률도 더 올랐고요. 매일 아침에 따로 의지를 이끌어 낼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연구에 의하면 그것을 보상과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행하고 싶은 소비라든가, 평소에 좋아하는 행동들과 연결을 시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더 많이 걷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면 내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통화를 하면서 습관을 새롭게 만들고 그 다음에 그것을 비슷한 시간과 상황에서 지속하게 된다면 아주 좋은 습관으로 뿌리내리게 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Q. '사회적 습관'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이 시점에는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요?

어쩔 수 없이 지금 모든 게 멈춰있는 이 시점이, 새로운 어떤 큰 힘을 내기는 더 좋은 시점일 수도 있거든요. 사회적으로 봤을 때는 이 시점에 코로나19가 끝났을 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될까를 미리부터 고민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개인, 기업, 정부가 모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겠지만 '시스템'을 가지고 움직이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시스템에도 많은 기준이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가 '사회적 습관'인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기후변화라든가 친환경적인 일을 할 때 어떤 정보를 갖고, 의지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을 시민들이 습관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실행하기 편하고 그 습관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실행이 실행을 낳고, 그것이 반복되어서 실제 사람들이 그것을 좋게 느끼고 그 보상을 느끼게 되는 순간, 이것은 엄청난 힘을 발휘하거든요. 그래서 그게 습관화되고, 우리 삶이 변화하면 그 다음부터는 사실 "해라, 해라"라는 메시지가 필요가 없어요. 이미 나의 뇌에서 이미 내 삶에서 그것이 설계가 됐고, 그것이 지속되도록 자동화가 됐기 때문에 오히려 그때는 좋은 행동은 끊기 어려워지거든요.

지금 코로나 시점에서 기후변화 같은 사회적으로 아주 큰 의제들과 관련해 작은 것부터 실행을 해서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것을 1년 후에, 5년 후에 완벽하게 실행해야지 하는 것보다 우선 작은 부분에서 좀 제도화하고 캠페인화해서 사회적인 작은 물결을 일으킨다면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SBS 미래팀은 <습관의 비밀> 1‧2편을 통해 팬데믹 이후 시작된 불확실성의 상황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습관'의 관점에서 모색해 보았습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시도하고 있는 '미라클 모닝' 또한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삶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변화를 위해서는 '습관'을 설계해야 한다"는 웬디 우드-이채호 교수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세상에서 여러분은 어떤 '습관'을 새롭게 만들고 싶으신가요? 나아가 '습관의 힘'을 빌려 우리 사회가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글 : 최예진 작가 sdf@sbs.co.kr)
***SBS 보도본부 미래팀의 취재파일은 SBS의 대표 사회 공헌 지식 나눔 플랫폼 <SBS D포럼>을 중심으로, SBS 보도본부 미래팀원들이 작성합니다.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화두를 들여다 보고, 의미 있는 새로운 관점이나 시도들을 전합니다. SBS 미래팀의 취재파일 내용을 한발 앞서 접하고 싶은 분은 SDF다이어리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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