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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평균 시속 153.3km' 키움 장재영 "제구력 향상 비결은 자신감과 긴장감"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는 사람은 LG 트윈스의 마무리 고우석 선수입니다. 고우석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스탯티즈 기준 153.8km/h로 2014년 이후 그 어떤 투수보다 빠릅니다. ( ▶ '역대 최고 구속' LG 고우석…"목표는 100마일")

그런데 고우석 선수와 간발의 차이로, 역시나 역대급 광속구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투수가 또 있습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 153.3km/h를 기록하고 있는 '9억 신인' 키움 히어로즈의 장재영 선수입니다.

(사진=연합뉴스)

덕수고 시절부터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던 '파이어볼러' 장재영은 키움 1차 지명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이후에도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질까, 변화구는 제대로 가다듬었을까... 1구 1구에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만 18세 고졸 신인으로서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장재영은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증명해보였습니다.
​▲ 키움 장재영 투수 연습 및 실전 투구 영상

3경기에 등판해 47개의 공을 던지며 2.2이닝 투구로 평균자책점은 0점. 첫 등판이 연장전 동점 상황이었던 것을 비롯해 중요도가 높은 상황에 주로 등판하는 역할을 맡은 것을 감안하면 초반이지만 놀라운 기세입니다. 장재영 선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KBO 입성 첫 해를 보내고 있을까요. 앞으로도 이 압도적인 투구를 계속해서 볼 수 있을까요. 장재영 선수에게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직접 물어봤습니다.

Q. 이제 데뷔 후 3경기를 치렀습니다. 몸 상태는 좀 어떤가요?
특별히 어디가 안 좋고 그런 데는 없습니다. 경기 결과를 떠나서 자신감을 갖고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팀이 이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등판할 때마다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걸 막으면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겠다 싶어서 좀 더 열심히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Q. 신인으로서 아슬아슬한 상황에 등판할 때 떨리진 않았나요?
첫 등판이 연장전이어서 긴장한 건 있었지만, 당시 투수가 많이 없던 상황이기도 했고, 프로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미리 경험한다고 생각하고 그냥 열심히 던졌던 거 같아요. 긴장도 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자 생각을 했던 게 조금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Q.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금까지 엄청 잘 나오고 있습니다. 비결이 뭔가요?
저는 최고 구속을 신경쓰기 보다는 평균 구속이나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아직 3경기밖에 안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는 잘 유지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번 겨울에 잘 준비했던 게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Q. 구속 유지를 위해서 어떤 준비를 했나요?
좋은 컨트롤은 밸런스에서 나오는 거기 때문에 밸런스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또, 순간 스피드 훈련이나 민첩성 운동도 많이 해서 그런 부분들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키움 장재영

장재영 선수의 투구 레퍼토리는 크게 패스트볼과 커브로 나뉩니다. 그런데 주무기인 강력한 패스트볼만큼이나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 역시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실제 장재영 선수가 던지는 커브의 스탯티즈 기준 100구당 구종가치는 4.44로 4.42를 기록한 패스트볼보다 오히려 조금 높습니다.

Q. 강속구와 함께 두 종류로 던지는 커브도 화제입니다.
두 가지 중 하나는 슬러브성 커브로, 슬라이더랑 커브랑 사이 스피드예요. 던지기가 편하다고 송신영 코치님께서 말씀해주셔서 연습을 해보다가 손에 잘 맞는 거 같아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슬라이더를 많이 쓰지 않기도 하고, 직구랑 궁합도 슬라이더보다는 커브가 더 유리할 거 같아서 커브를 두 가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Q. 홍원기 감독님이 장재영 선수의 추후 선발 전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는데요, 선발 전환을 위해 다른 변화구를 장착할 계획은 없나요?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 같은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캐치볼 때 연습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변화구를 늘리기보다 기존 구종의 커맨드가 잘 돼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선발투수를 할 수 있는 거고,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선발투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근데, 감독님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저를 선발투수로 사용한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그건 나중 일이고, 제가 현재 팀에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KBO리그 최고 수준의 강속구를 던지는 장재영 선수의 활약은 이미 예고가 돼 있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불안 요소도 있었습니다. 바로 제구력입니다. 고교시절부터 다소 불안한 제구력으로 애를 먹었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도 잘 던지다 몸에 맞는 공이나 볼넷이 쌓이며 갑자기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규시즌 들어 확 달라졌습니다. 3경기에 등판해 장재영이 내준 볼넷은 단 한 개, 우려했던 몸에 맞는 공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Q. 시범경기보다 제구력이 확 좋아진 거 같습니다.
형들, 팀 선배들 조언도 많이 받았고, 코치님도 제가 제 공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공이 똑바로 간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항상 자신감을 갖고 던져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시즌을 들어가서 구장에 관중분들이 계시니까 좀 더 긴장할 수 있는 상태가 돼서 컨트롤이 많이 괜찮아진 거 같아요.

Q. 혹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할 때쯤에 '어떻게 해야지 타자랑 승부를 할 수 있겠구나'를 많이 느꼈거든요. 항상 힘으로만 던져서 점수를 많이 주고 볼넷을 많이 주다보니까 이제 공 스피드만 갖고는 안 될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다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밸런스가 많이 괜찮은 거 같아요. 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기 때문에 계속 연습을 해야 되고, 더 집중해서 열심히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몇 달 밖에 되지 않은 소년에게 갑자기 찾아온 프로 레벨의 관심 집중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겁니다. 하지만, 적절한 긴장감을 오히려 실력을 갈고 닦을 기회로 삼은 듯한 장재영 선수의 정신 자세는 이미 '베테랑급 프로'였습니다.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고 어엿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키움 장재영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AD :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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