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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1 : 0 - 0 : 41…'이남자'는 줄곧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말 그대로 참혹한 패배를 당했다.

41대 0에서 0대 41


서울에서 박영선 후보(190만 7336표/39.18%)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279만 8788표/57.50%)에 비해 89만 1452표(18.32% p) 뒤졌고, 부산에서 김영춘 후보(52만 8135표/34.42%)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96만 1576표/62.67%)에 비해 43만 3441표(25.25% p)나 모자랐다.

4.7 재보궐 선거 결과. 서울과 부산 41개 구·군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서울 25개 구에서, 오거돈 후보는 부산 16개 구·군 모두 득표율 1위를 기록해 '41대 0'으로 완승했던 걸, 3년 만에 180도 바뀐 '0대 41' 고스란히 완패로 돌려받은 것이다.

오세훈, 서울 25개 구 모두 50% 넘게 득표…강남서 +34만 표

서울에서 오세훈 후보는 25개 구 전역에서 50% 넘는 득표를 하며 완승했다. 3년 전 박원순 후보도 김문수(자유한국당)·안철수(바른미래당) 후보를 제치고 25개 구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지만, 용산·서초·강남·송파 4개 구에서는 40%대 득표율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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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박원순 후보가 보수세가 강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어려운 싸움을 펼쳤다면, 이번엔 오세훈 후보는 진보세가 강한 강서·관악·금천 3개 구에서도 가볍게 승리한 것이다. 해당 3개 구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지난 4차례 큰 선거에서 압도적인 진보 강세 지역이었지만, 여기서도 오 후보는 박 후보보다 5만 표 넘게 득표했다.

오세훈-박영선 후보, 진보 강세 3구(강서·금천·관악) 득표율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인 강남 3구로 들어가 보면 민주당이 받은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서초·강남·송파 3개 구에서 오 후보는 박 후보보다 34만 표 더 득표했다. 두 후보 사이 최종 표 차이가 89만 표인데, 강남 3구에서만 그 3분의 1이 넘는 표차가 난 것이다.

오세훈-박영선 후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득표율

서울 동별로 들어가 봐도 오세훈 후보는 420곳에서 박영선 후보는 고작 5곳(성산1·화곡8·구로3·창신2·향동)에서 승리했다.

'이남자'의 몰표…40대 제외 전 연령층 오세훈 지지


국민의힘의 완승, 민주당의 완패에 있어 견인차 역할을 한건 이른바 '이남자'라고 불리는 20대 남성 유권자로 보인다. 누가 누구에도 투표했는지 알 수 없는 비밀투표라 연령대·성별 득표율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를 토대로 한 번 투표 성향을 살펴보자.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50% 넘게 오세훈 후보를 박영선 후보보다 더 지지하는 걸로 나타났다. 그간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20대와 30대의 지지세 바뀜이 눈에 띈다. 박 후보 지지율은 2030 지지율이 40%에도 못 미쳤지만, 오세훈 후보는 각각 20대 이하 55.3%, 30대 56.5%에 달했다.

4.7 재·보궐 선거 연령대별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서울 남성 유권자 60.9%, 서울 여성 유권자 57.2%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할 걸로 나타났는데, 박영선 후보는 이 역시 40%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특히 20대 남성의 오세훈 후보 지지는 몰표에 가깝다. 20대 서울 남성 유권자 72.5%가 오 후보를 지지할 걸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60대 이상 서울 남성 유권자 지지율 70.2%보다 높은 수치다. 이미 2년 전 '조국 사태' 때부터 '공정'을 외쳤던 '이남자'들은 '이여자(20대 여성 유권자)'보다 빨리 민주당과 손절했던 유권자였다. 게다가 선거 기간 중 발생한 LH 직원 투기 의혹 사건 등은 '이남자'들이 기호 2번을 찍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 줬다. 이번 선거가 젠더 문제로 시작됐던 만큼 기본소득당 신지혜, 여성의당 김진아, 무소속 신지예 후보 등 젠더 이슈를 선점한 후보들이 많이 출마했다. 젠더이슈에 관심이 많은 '이여자'들이 상대적으로 선택지가 넓었던 반면, 젠더 이슈보다 공정·부동산 문제에 천착했던 '이남자'들의 표가 오세훈 후보에 몰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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