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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 참사, 게임으로 만나 호감 갖다 거부당하자 잔혹 살해

세 모녀 참사, 게임으로 만나 호감 갖다 거부당하자 잔혹 살해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1.04.09 12:10 수정 2021.04.09 12: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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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만24세)이 오늘(9일) 송치되면서 경찰 수사가 일단락됐습니다.

오늘(9일) 노원경찰서의 수사결과가 공개되면서 김 씨가 피해자 중 큰딸이 만나주지 않는데 앙심을 품었으며 처음부터 다른 가족들도 살인할 수 있다고 마음먹고 범행한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러한 김 씨의 행동을 '스토킹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와 큰딸 A씨는 작년 11월 온라인 게임 내 채팅방을 통해 처음 서로를 알게 됐습니다.

이후로 두 사람은 보이스톡과 메시지 등 연락을 주고받다가 지난 1월 초 강북구 모처에서 만나 PC게임을 하며 처음 직접 만났습니다.

당시 김 씨는 "A씨와 팀 단위로 게임을 하며 마음이 잘 맞았고 연락을 지속하며 여자친구로 발전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주변에 그런 마음을 알리지는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1월 중순 한 차례 더 만났고, 1월 23일에는 게임에서 알게 된 다른 지인 두 명 등 넷이서 저녁 식사를 했다가 모종의 이유로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이튿날인 1월 24일 A씨는 김 씨에게 더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수신 차단했으나, 김 씨는 A씨의 주거지를 찾아 저녁 시간까지 주변을 배회하면서 기다렸습니다.

그 이후로 김 씨는 A씨에게 계속해서 공중전화로 연락하고 지인을 통해 문자를 전달하며 A씨를 만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A씨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고 홀로 분노와 배신감을 느껴 범행 일주일 전인 3월 중순 A씨를 살해할 마음을 품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먼저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던 아이디로 온라인 게임에 접속해 닉네임을 바꿔 자신인 것을 드러내지 않은 채 대화하며 A씨의 근무 일정을 파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A씨가 지난달 23일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날 범행할 목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활용해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범행 당일 A씨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A씨가 종종 들르던 PC방을 찾아 둘러보고 화장실을 들렀다가 인근 마트로 향해 흉기를 훔쳤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자료에 따르면 김 씨는 당시 주변을 살피더니 흉기를 집어 들고 곧장 피해자의 주거지로 향했습니다.

김 씨는 당일 오후 5시 30분쯤 큰딸이 일하는 날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거지에 큰딸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집에 들어가 작은딸을 살해했습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큰딸을 살해하는데 필요한 경우라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이후 차례대로 들어오는 어머니와 큰딸을 살해한 뒤, 큰딸의 휴대전화를 열어 SNS상에서 공통으로 알고 있는 지인들의 목록을 삭제하거나 수신 차단했습니다.

이 지인들은 게임을 하며 알게 된 사람들로, 김 씨는 지인 2명과 큰딸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까지 확인한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범행 당시 이웃 한 명이 비명을 듣기도 했지만, 복도식 아파트라 종종 외부인이 침입해 소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일일 것으로 어림짐작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할 목적으로 두 차례 자해했으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도중에 의식을 차린 그는 갈증을 느끼고 맥주와 주스 등을 마시기도 했지만, 식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국 그는 지난달 25일 오후 9시 8분쯤 경찰에 검거됐고 병원 치료 후 조사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경찰은 이와 같은 김 씨의 행위가 명백한 스토킹 범죄라고 규정하고 김 씨에게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오늘 구속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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