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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딨는지 말해" 4살 딸도 구금한 미얀마 군부

"아빠 어딨는지 말해" 4살 딸도 구금한 미얀마 군부
▲ 바고 지역에서 반군부 시위를 이끌어 군부 수배 중인 자 레이(왼쪽)와 4살배기 딸

미얀마군의 비인도적 만행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50명 가까운 아이들을 총으로 살해해 전 세계인의 공분을 산 가운데, 반군부 활동을 하는 어른을 잡기 위해 10살도 채 안 된 아이들까지 구금하는 짓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7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은 이틀 전 바고 지역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공보 책임자 자 레이의 가족 및 친지 6명을 15시간가량이나 구금했습니다.

NLD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문민정부의 집권당이었습니다.

자 레이는 2월1일 쿠데타 이후 반대 시위를 이끌었습니다.

그러자 군부는 코로나19 예방조치를 어기고 군중들을 만났다는 이유로 그를 기소했고, 그는 집을 떠나 도주 중입니다.

군부는 이후 자수를 종용하며 가족을 압박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습니다.

자 레이에 따르면 군경이 6차례 이상 집을 찾아와 행방을 묻고 자수를 권유하라고 종용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아내도 4살짜리 딸을 친정에 맡기고 다른 곳에 몸을 숨겼습니다.

5일 새벽 일찍 자 레이의 장모와 처제 등이 딸을 그의 엄마에게 데려가던 중 군경에 의해 붙잡혔습니다.

이 중에는 자 레이의 4살짜리 딸과 2살배기 조카딸 그리고 그의 13살 짜리 오빠 등 아이 3명도 포함됐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서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 다시 군부대로 옮겨졌습니다.

한 친척은 현지 매체에 "아이들은 겁에 질렸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자 레이가 어딨는지를 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진짜 자 레이에 대해 아는게 없다는 걸 알고 나서야 우리를 풀어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친척은 "자 레이의 딸은 이미 부모와 떨어진 데 대해 정신적 외상을 입은 상태였는데, 이번에 군경에 체포되면서 더 큰 트라우마를 겪을 것이 걱정된다"고 언급했습니다.

딸의 소식을 전해 들은 자 레이는 미얀마나우에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을 체포하거나 어디론가 데려갈 이유가 없다. 내 딸은 너무나 어리다"면서 "이는 국제법과 아동인권 침해"라고 비판했습니다.

매체들은 몬주 몰라민에서도 군부가 시민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한 대학 교수를 체포하는 데 실패하자, 두 장성한 아들을 거의 2주가량 구금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미얀마나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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