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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지방선거 '풍향계'…역대 선거에서 당선자 모두 맞힌 동네는?

[마부작침] 지방선거 '풍향계'…역대 선거에서 당선자 모두 맞힌 동네는?
누가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인가. 현재(7일) 서울과 부산에서 재보선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재보선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의 광역지자체장을 뽑는 선거다.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내년에 있을 2022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까지 가지고 있다. 여야는 서로를 심판의 대상이라고 외친다. 선거 열기가 뜨겁다.

이 뜨거운 열기에 민심의 바람이 요동친다. 보수 야당은 승리를 자신해 왔다. 여론조사 금지 기간 직전까지 각 언론사 등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야권이 앞서는 결과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된 사전투표는 재보선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여당과 지지세력은 '샤이 진보'가 뭉치고 있다고 자신한다. 바람이 어디로 향할지 관측이 분분하다. 바람이 향하는 곳을 조금이라도 빨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대선 바로미터 충북', 서울시장 선거 바로미터는...?

충북은 '대선의 바로미터'라고 불려 왔다. 충북에서 승리한 후보가 전국 개표 결과에서도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제1, 2도시 시장 선거에서도 이런 법칙 아닌 법칙이 관통하는 곳이 있지 않을까.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의 바로미터를 찾아봤다.

마부작침은 모두 4천 184만여 표를 분석했다. 역대 서울과 부산의 민선 시장 선거 데이터 모두다. 서울 시민 3천 228만여 표 그리고 부산 시민 956만여 표다. 서울 25개 구, 부산 16개 구군의 23년 치 개표 데이터다. 행정동 단위로 더 좁혀서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같은 기간 동안 서울에는 425개, 부산 205개 행정동의 읍면동 개표 데이터가 존재한다.

데이터 : 1-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 + 2011년 재보궐 개표결과 <출처 : 선거관리위원회>
 

● 역대 서울시장 모두 맞힌 구는? 영등포, 양천, 강동, 중구

최근까지 시민의 손으로 시장을 뽑은 건 모두 7차례였다. 1995년 민선 1기부터 지난 2018년까지 7번의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뤄졌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는 8차례 열렸다. 2010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직을 사퇴하며 2011년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서울 8차례, 부산 7차례 역대 당선자를 모두 맞힌 구가 있는지 확인해 봤다.
[마부작침] 지방선거 '풍향계'...역대 선거에서 당선자 모두 맞힌 동네는?
서울시장 당선자를 모두 맞힌 구는 4곳이었다. 영등포구, 양천구, 강동구, 중구다. 그런데 이들 4개 구 모두, 승리한 후보가 각 구에서 얻은 득표율과 당선자의 서울시 전체 득표율과 차이는 3%p 안이었다. 그야말로 '서울시장 선거 풍향계'처럼 당선자를 맞춰냈다.
 

● 진짜 풍향계는 영등포구...비결은?

특히 영등포구가 눈에 띈다. 서울시장 선거 풍향계 4개 구들 가운데 당선자 득표율과 오차 범위가 가장 적은 곳이다. 3회(2002년)와 7회(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는 당선자 득표율을 가장 근접하게 맞춰냈다. 개표 결과로 따지면 누가 봐도 민심의 바람 방향을 정확히 알려주는 풍향계 같은 곳이었다.

전문가들은 영등포구의 이런 특성은 '정치적 중도층'이 많은 지역적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배종찬 소장(인사이트케이)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중도층의 표심"이라며 "영등포구는 (정치 성향이) 진보적이나 보수적으로 뒤섞여서 나타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서울 지방선거 결과는 중도층의 선택이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와 정치적 중도층이 많은 영등포구의 개표 결과가 유사하게 수렴했다는 거다.

전문가 분석을 개표 데이터로 확인해 봤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를 범보수와 범진보로 구분한 다음에 정치 성향별 득표율을 나눠봤다. 가령 국민의힘은 범보수, 정의당은 범진보로 묶어서 구분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영등포구의 범보수 득표율 42%, 범진보 득표율은 49% 그리고 구분이 힘든 무당층은 9%로 나타났다. 나머지 족집게 구들 역시 결과는 비슷했다. 범보수 득표율보다 범진보가 득표율이 조금 더 앞선 공통점이 있었다.
[마부작침-작중] 지방선거 '풍향계'...역대 선거에서 당선자 모두 맞춘 동네는?
이번엔 영등포구를 행정동 단위로 들여다봤다. 영등포구 안에서도 과거부터 여의동 주민들은 보수의 손을, 나머지 동네는 진보의 손을 들어왔다. 여의동 일대는 예전부터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고 직업 안정성이 높은 이들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보수 색채가 강하다는 거다. 최근에는 여의동 근처 신길동까지 보수 성향 표심이 확대되어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동네에서는 꾸준히 진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문래동, 대림동 등이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결과 지도를 보면 샛강을 경계로 보수와 진보 성향이 확연히 구분된다. 반대 성향의 동들이 뒤섞이며 영등포구는 중도적인 색채를 띠게 된다. 당선자 풍향계가 된 이유로 보인다.
 

● 행정동 민심이 진짜 민심? 이곳을 주목하라!

- 강동 천호1동, 강서 가양2동, 노원 공릉2동, 노원 상계2동, 중계본동, 성동 성수1가1동,
중랑 망우3동...3%p 내 차이
- '최고의 풍향계 동'은 노원 상계2동과 도봉 쌍문1동...2.5%p 내 차이

그렇다면 구 단위 말고 동 단위로 민심 풍향계는 없을까? 마부작침은 서울 425개 행정동을 들여다봤다. 참고로 서울시장은 보수와 진보 후보들이 비슷한 횟수로 당선됐기 때문에 당선자를 맞히는 게 쉽지 않다. 득표율 오차와 상관없이 8명의 서울시장 당선자를 모두 맞힌 행정동은 45개였다.

오차 범위를 크게 좁혀봤다. 흔히 접전이라고 부르는 오차 3%p로 줄여보면 더 정밀한 풍향계 동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선거마다 당선자 득표율을 3%p 안으로 맞힌 동네는 서울에 8곳이나 됐다. 강동 천호1동, 강서 가양2동, 노원 공릉2동, 노원 상계2동, 중계본동, 성동 성수1가1동, 중랑 망우3동이다. 당선자 득표율과 오차를 2.5%p로 더 줄여봤다. 단 2곳이 꼽혔다. 노원 상계2동과 도봉 쌍문1동이다.

그런데 풍향계 구인 영등포구, 양천구, 중구에 포함된 행정동이 한 곳도 없다. 즉, 구와 동별 풍향계 동네가 꼭 같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세대가 분포되어 있는 노원, 강서, 강동구가 주목할 만하다.
[마부작침] 지방선거 '풍향계'...역대 선거에서 당선자 모두 맞힌 동네는?

행정동 단위에서 꼽힌 풍향계 동에서 어떤 상징성을 찾기는 힘들었다. 서울 전체 연령대별 인구 분포를 비교해 봤다. 해당 풍향계 동과 서울시 전체와 인구 구성비상 유사성은 없었다. 정치 성향 비율도 서울시 전체와 일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23년간 2.5%p 안 되는 적은 격차로 서울시장 당선자를 맞힌 것만은 사실이다.
 

● 보수 시장 텃밭인 부산...'풍향계 동' 있을까?

부산으로 가보자. 부산은 지난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민선시장은 내리 보수 성향 후보가 휩쓸었다. 부산시장 표심은 요동 치치 않았다. 거의 매번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불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행정동에서 부산시장을 맞춰냈을까? 부산 205개 행정동에서 항상 당선자를 맞힌 곳은 82곳이다. 서울 풍향계 동네 비율(10.59%)과 비교하면 당선자를 맞힌 동네 비율(40%)은 4배나 높다. 하지만 그간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민들 다수가 보수의 편을 들어줬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비율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그 이유로는 지난 6회 지방선거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오거돈 후보가 진보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당시 서병수 후보에게 득표율 1.31% 차이로 패배했다. 당시 부산에서도 동네마다 후보들의 손을 제각각 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마부작침] 지방선거 '풍향계'...역대 선거에서 당선자 모두 맞힌 동네는?
그렇다면 부산에서 가장 당선자 득표율에 가깝게 맞힌 행정동은 어디일까? 북구 만덕1동과 수영구 광안4동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승자를 맞출 수 있을지, 이번에는 당선자 득표율과 어느 정도 격차의 득표율을 맞힐지 궁금하다. 오늘 선거의 승자는 밤늦게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부산 풍향계 행정동들의 개표 데이터 결과가 기다려진다.

취재: 유덕기, 배여운, 안혜민 디자인: 안준석 인턴: 이수민,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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