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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물탱크 실링재서 환경호르몬…수질검사 사각지대

[단독] 물탱크 실링재서 환경호르몬…수질검사 사각지대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21.04.05 20:27 수정 2021.04.06 04: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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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말 다이소에서 파는 플라스틱 아기 욕조에서 기준치의 수백 배가 넘는 환경 호르몬이 검출된 적이 있습니다. 이 문제의 환경호르몬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화학 물질 가운데 하나인데 특히 사람의 간과 신장에 좋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화학 물질이 일부 아파트나 건물의 물탱크를 빈틈없이 밀봉할 때 쓰는 실링재에서도 검출된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매일 먹고 또 씻을 때 쓰는 수돗물에 문제의 화학물질이 혹시나 섞여 있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걸 따지는 기준조차 현재 없다는 겁니다.

장훈경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 물탱크 내부입니다.

물탱크 패널 사이로 흰색 고무처럼 보이는 물질이 삐져나와 있습니다.

접합 부위 빈틈을 막아 누수를 방지하는 실링재입니다.

물탱크 실링재서 환경호르몬
기차역, 학교 등 여러 다중이용시설 물탱크 내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다중이용시설 물탱크엔 대부분 PVC 실링재가 쓰인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물탱크 업계 관계자 : (PVC 실링재가) 붙이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단축돼요. PVC라는 게 가격이 좀, 단가가 쌉니다.]

많이 쓰이는 PVC 실링재 제품 하나를 공인 기관에 성분 분석 의뢰했습니다.

환경 호르몬의 일종인 DINP가 3만 7천850PPM 검출됐습니다.

13세 이하 어린이 제품에 적용되는 DINP 규제 기준 1천 PPM 보다 37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함승헌/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들 같은 경우에도 물탱크에서 나온 물을 섭취하거나 접촉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실링재 자체의 DINP 규제 기준은 없을뿐더러 DINP가 검출된 실링재와 장시간 닿은 물은 문제가 없는 건지 검사나 연구가 이뤄진 적조차 없습니다.

물탱크 실링재서 환경호르몬
수돗물은 닿는 자재 모두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수도용으로 인증받은 PVC 실링재는 하나도 없습니다.

[한국물기술인증원 관계자 : (실링재) 업체가 왜 저희한테 (인증) 신청 안 하는 것까지는 모르고.]

물탱크의 경우 패널, 실링재 등 부품들을 각각 인증하지 않고 물탱크 완제품에 2주간 물을 담아둔 뒤 수질 검사를 해 문제가 없으면 물탱크 전체에 인증을 내주는데 2주로는 위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짧다는 지적입니다.

[물탱크 청소업체 관계자 : 일반 현상인 게 반복 수압이 있어서, 말 그대로 물이 빠졌다 들어갔다 하니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링재가) 나온다.]

실제 취재진이 실링재를 수조에 담가 뒀더니 한 달쯤 뒤 실링제 표면이 벗겨지는 게 관찰됐습니다.

[김두일/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시간이 지나면 계속 조금씩 성분이 변하거든요. 시급한 관리 대상 화학물질이 어떤 건지 이런 것들에 대해 연구를 해야하고요.]

DINP는 정기 수질검사 항목에도 빠져 있는데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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