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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고 모욕하고 깨부순다…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세 갈래

때리고 모욕하고 깨부순다…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세 갈래
▲ 뉴욕 지하철서 일어난 아시아인 폭행

"당신은 여기 있을 자격이 없어. 중국으로 돌아가. 당신은 바이러스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위험 수위라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요 16개 도시에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가 전년보다 149% 증가했습니다.

뉴욕과 보스턴 등 일부 도시에서는 증오범죄가 전체적으로는 감소했지만,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를 겨냥해 이렇듯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증오범죄들의 실제 사례를 분석해 3일(현지시간) 집중 조명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3월 이후 미국 언론이 다룬 '명백한 증거가 있는 증오범죄' 110건은 폭행, 언어폭력, 기물파손 등 세 유형으로 나뉘었습니다.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는 나이, 지역, 소득을 가리지 않고 발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쿵 플루' 등으로 부르면서 증오범죄를 조장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폭행 사건은 올해 들어 특히 많아졌으며, 코로나19와 관련된 사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3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60살 중국계 남성이 여성 두 명에게 침을 맞고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3월 뉴욕 맨해튼에서는 23살 한국계 학생이 머리채를 잡히고 얼굴을 주먹으로 맞았으며 "당신은 코로나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6월 뉴욕주 올버니에서는 미용품점 직원 김 모(27)씨가 한 고객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가 폭행을 당했습니다.

올해 1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한 모자가 버스에서 걷어차였으며 "중국인은 모두 바이러스를 갖고 있고 그것을 우리에게 옮겼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올해 2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한국계 공군 전역자인 데니 김(27)이 안면을 강타당하고 "당신은 중국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모욕을 당했습니다.

올해 3월 뉴욕 맨해튼에서는 65살 필리핀계 여성이 흑인 남성에게 걷어차이고 여러 차례 짓밟혔으며 "당신은 이곳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언어폭력 역시 코로나19와 관련된 경우가 많았는데, 특히 칭크(chink)와 차이나맨(chinaman) 등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성행했습니다.

지난해 3월 인디애나주 마틴즈빌에서는 한 한국계 의사가 주유소에 들러 커피를 마시다가 직원에게 "절대 돌아오지 마라"는 말을 듣고 쫓겨났습니다.

지난해 5월 뉴욕 맨해튼에서는 30살 간호사가 전철에서 한 남성에게 "당신은 감염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6월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는 한 필리핀계 스포츠 리포터가 식료품점에 들렀다가 "쿵 플루"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서는 한 한국계 사업가가 "우한으로 돌아가라"며 모욕당했습니다.

올해 3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한 여성이 버스에서 다른 승객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권했다가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었으며 "당신 일이나 신경 써라. 지옥에나 가라. 여긴 미국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물파손 역시 코로나19와 유관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3월 미네소타주 우드버리에서는 한 아시아계 가족이 문간에 "우리가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 바이러스를 중국으로 돌려보내라"는 낙서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난해 9월 미네소타주 오스틴에서는 한 중국계 남성이 집앞 잔디밭에 불타고, 그 자리에 "중국 바이러스"라고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뉴욕 브루클린의 지하철 역사에서는 "중국인을 모두 죽여라"는 낙서가 세 차례 발견됐습니다.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증가하자, 이들이 정치적으로 단결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방의회 선거에 출마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최소 158명이며 이는 2018년보다 15% 증가한 것이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아시아계를 겨냥한 차별이 용인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 정치를 통해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국 유권자 정보 분석업체인 '캐털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선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투표율도 역대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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