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묶인 '마일리지'…현금화 안 되나?

<앵커>

카드 포인트를 현금으로 쉽게 돌려받는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도입된 지 한 달 만에 1,700억 원이 카드 주인에게 돌아갔습니다. 코로나에 묶인 항공 마일리지도 이렇게 해달란 요구가 커지고 있는데 항공사는 규정상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 19로 하늘길이 꽁꽁 묶이다시피 하면서 항공 마일리지 쓰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최수민/대구 달서구 : 해외 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했는데, 못 가서. 코로나19가 언제 종결될지도 모르고 그래서.]

항공 마일리지는 항공사 회계에 빚으로 잡혀 있다가 고객이 쓰거나 기한이 지나 소멸하면 수익으로 처리돼 탕감됩니다.

대한항공에 2조 3백여억 원, 아시아나항공에 8천4백억 원어치의 마일리지가 쌓여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항공사들은 마일리지가 고객에 무상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일 뿐이라며 현금화하거나 양도, 판매할 수 없다고 약관에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일리지를 재산으로 활용할 수 없단 건데,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이런 약관이 불공정하다고 공정위에 문제를 제기해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박순장/소비자주권시민회의 팀장 :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다 제한을 시켜놓고, 소비자들이 경제활동을 통해서 적립했다는 재산권성을 부인하고 있거든요.]

고객에겐 재산처럼 쓸 수 없다면서도 항공사들은 2016년부터 3년 동안에만 카드사에 마일리지 적립권을 주고 1조 8천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온유/경기 화성시 : 현금으로 보상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희도 그걸 취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항공사들은 올해 소멸하는 마일리지 유효 기간을 내년 말로 연장하는 등 고객 달래기에 힘쓰고 있지만 항공 마일리지의 현금화 요구는 갈수록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