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퇴 한 달…'조용한 중재자' 조남관 역할에 주목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지 한 달째 접어들었습니다.

사실상 검찰을 해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중대범죄수사청 추진 분위기도 소강 상태입니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모해위증 교사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정권과 검찰이 다시 갈등 국면을 맞을 거란 우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박 장관이 지시한 대검 부장회의에 전국 고검장들을 참여시키겠다는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묘수'로 검찰은 법무부와 충돌을 피했습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여러 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립하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조 대행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조용한 중재자'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검찰의 입장을 충분히 관철해가면서 법무부·정권과 정면충돌은 피하는 '실리 외교'를 펼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 대행이 대외적인 중재자 역할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사태 당시, 추 전 장관에게 "한 발만 물러나 달라"고 소신 발언을 펼치며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을 얻은 게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회의가 있을 때마다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쓴소리를 날리는 것도 검찰에 부정적인 여론을 완화하고 법무·검찰 갈등을 최소화하는 요소로 꼽힙니다.

조 대행에 대해서는 한 때 법무부 검찰국장이자 추 전 장관의 참모로서 정권의 편에 섰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검찰 조직이 정치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 내부 구성원들의 우려를 불식하고 법무부·정권과도 조화를 이끌어 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