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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팟] '최고 명품' 바이올린 소리의 비밀은?

[IN팟] '최고 명품' 바이올린 소리의 비밀은?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 출신 양인모, SBS 팟캐스트에서 직접 시연

최다희 인턴PD 기자

작성 2021.04.02 14:33 수정 2021.04.09 17: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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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SBS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 ‘커튼콜’
■ 청취 : 네이버 오디오클립, 팟빵, 애플 팟캐스트, SBS 고릴라
■ 진행 : 김수현 기자, 이병희 아나운서
■ 대담 :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SBS 골라듣는 뉴스룸 역사상 최고가의 물품 '스트라디바리우스' 스튜디오에 반입
'인모니니' 타이틀을 등에 업은 채 새로운 타이틀 사냥에 나설 것
'파가니니'로 밥벌이했지만, 유일한 타이틀이 되어서는 안 돼
"클래식은 섹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양인모가 전하는 '클래식' 이야기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최근 SBS 골라듣는 뉴스룸 '커튼콜' 84회를 찾았다. 지난 2015년, 9년간 공석이었던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의 자리를 차지하며 클래식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양인모는 자신의 음악적 철학과 세계관을 담은 2집 앨범 '현의 유전학'으로 돌아와 최근 다양한 무대에서 청중과 만나고 있다.

지난 16일, 스튜디오에 바이올린을 들고 온 양인모는 자신만의 연주기법을 몸소 보여주며 2집 앨범 '현의 유전학'에 대한 다채로운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IN팟 - 양인모 4
파가니니 콩쿨 우승자는 어떤 바이올린을 쓸까? 이 날, 양인모는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으로 유명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가져왔다. 악기의 앞면은 1705년산, 뒷면은 1718년산 된 나무로 만들어졌다. 양인모는 "원래 스트라디바리우스에선 곱고 예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연주하는 악기는 여러 나무가 혼합되어 독특한 소리가 난다."며 "협연 무대에 섰을 때, 큰 오케스트라 소리를 뚫고 나올 정도로 날카롭고 공격적인 면이 있는 악기다."라고 자신의 바이올린을 소개했다.

양인모는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매력은 '울림'에 있다고 밝혔다. "음과 음 사이 포지션 이동을 할 때, 전 음의 울림이 얼마나 남아있느냐는 연주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라며 "울림이 많은 스트라디바리우스의 특성 상 음정을 잘못 짚는 실수를 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양인모는 연주 시범을 통해 악기의 '울림'을 보여주는 등 청취자들에게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에 대해 쉽고 재밌게 설명했다.

명품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세심한 관리를 요한다. 특히 습도에 민감한 특성 때문에 야외 연주는 가급적 피하고, 홀에서 연주 시 실내습도는 40도로 유지되어야 한다. 양인모는 "저희보다 오래 살았고, 더 오래 살 악기잖아요. 또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기 위해선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해요."라며 악기에 대한 소중함을 드러냈다.

악기는 주인을 닮아간다고 한다.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악기의 소리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브람스의 친구였던 요아힘이 썼던 바이올린을 연주한 경험이 있는 양인모는 "요아힘은 비브라토 기법을 거의 쓰지 않았던 연주자인데, 실제로 그가 썼던 악기는 비브라토가 없을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났다."며 "연주자를 닮아가며 길들여지는 악기엔 엄청난 역사가 담겨 있다."라고 전했다.

IN팟 - 양인모 1
양인모의 2집 앨범 '현의 유전학'은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이후, 음악가로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라는 이름 앞의 수식어가 유일한 타이틀이 되지 않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양인모는 "1집 파가니니 앨범이 콩쿠르 우승 이후 당연히 내야만 하는 통과의례와 같은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작곡가나 시대가 아닌 하나의 '세계관'에 집중한 앨범이다"라고 전했다.

클래식이란 장르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관객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이 많다. 정해진 작곡가와 곡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수 없이 연주되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인모는 클래식에 있어 실험적인 시도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기존에 있던 곡들을 색다르게 재해석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생소한 것일지라도 그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찾는 것이 27살인 제가 음악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양인모의 눈에 들어온 물질은 '현'이었다. 과거에 연주되던 현의 장력과 재질은 지금과는 달랐다. 느슨하게 조율되었고 양의 창자로 만들어졌었다. 현의 변천사에 대해 공부한 그는 "현의 역사는 고조되는 긴장감의 역사이다."라고 정의했다.

오늘날 A현은 바이올린 조율의 기준점으로 알려졌지만, 과거엔 절대적인 조율의 기준점이 아니었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른 A현이 존재했던 셈이다. 중세시대엔 오늘날의 A현보다 단3도 낮춰진 A현에서 조율이 시작되었고, 바로크 시대의 A현은 415hz까지 올라갔다. 조율의 '기준'이 되는 음이 시대에 따라 변화해온 역사에서 양인모는 어떤 방향성을 찾았을까.

양인모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더 자극적인 소리를 듣길 원했고, 그 소리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를 원했고, 더 큰 홀에서 연주하길 원했다. 이에 사람들이 느슨한 현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현은 자극적으로 변해갔다."라며 "현이 팽팽해짐에 따라 소리가 커지는 좋은 점도 있지만, 현이 느슨할 때만이 줄 수 있는 잔잔한 감동도 분명 있다."고 전했다.

양인모의 2집 앨범의 키워드는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텐션', '균형', 그리고 '조화'이다.
양인모는 "현이 팽팽해지며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현이 끊어질까봐 무서움을 느낀다."라며 "긴장 속 균형과 조화를 찾아보고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이 앨범을 만들었다."라고 앨범 제작의 취지를 밝혔다.

타이틀 '현의 유전학'에 걸맞게 그의 2집 앨범엔 첼로, 비올라, 하프, 합시코드 등등 여러 현악기들이 등장한다. 양인모는 "각기 고유한 텐션과 음색, 진동을 지닌 현악기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균형'과 '조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비하인드팟 홍보이미지

양인모는 향후 이어나갈 예술적 행보에 대해서도 밝혔다. 3월 말, 유럽행을 계획하고 있는 그는 독일에서 공부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순수 예술을 이끌어 가자는 포부로 결성된 4인 크루 '리벤젤러'에 대해 언급하며 4월 쯤 크루의 첫 결과물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SBS 골라듣는 뉴스룸 '커튼콜'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IN팟 - 양인모 2
양인모는 "진지한 음악 얘기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라며 "커튼콜 팟캐스트에서 평소 하지 못했던 깊은 음악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커튼콜'은 SBS 보도본부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 가운데 공연예술 전문 채널로, 공연계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김수현 전문기자와 이병희 아나운서가 함께 진행한다. 예술인들이 다른 방송에서는 해본 적 없는 속 깊은 얘기를 '술 한 잔 하듯' 편안한 분위기 속에 털어놓고 가는 방송으로 공연계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 SBS 뉴스 홈페이지를 비롯해, 유튜브, 네이버 오디오클립, 팟빵, 애플팟캐스트, 팟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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