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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2일 한미일 · 중국서 3일 한중…불붙은 외교전서 한국은 곤혹

미국서 2일 한미일 · 중국서 3일 한중…불붙은 외교전서 한국은 곤혹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1.03.31 13: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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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외교장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주 중국에선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미국에선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가 열립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알래스카 고위급회담에서 충돌한 뒤 이뤄지는 외교 이벤트로, 미중 사이에 낀 한국의 곤혹스러운 입장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내달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 외교장관 회담을 합니다.

또 내달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가 개최됩니다.

공교롭게도 시차를 고려하면 거의 비슷한 시각 미국과 중국에서 한국이 참석하는 외교안보라인의 고위급 회동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오늘(31일) 기자회견에서 "의도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고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말했습니다.

참가국 구성상 미중 관계와 관련해 자칫 두 회의에서 상반된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어 한국은 곤혹스럽습니다.

두 회의에서 모두 미중 관계는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양자 협력과 북핵·북한 문제는 물론 미중 관계도 논의될 주요 의제이며,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에서도 북핵 문제 대응은 물론 중국을 겨냥한 협력 방안이 협의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의 대중 압박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이 미국과 밀착하는 상황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에서는 미·일이 한국이 대중 압박에 더 적극적으로 함께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한국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려 하면서 한국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부쩍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며 중국 견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주 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한국과 일본을 택해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 회의를 하며 동맹을 과시하는 한편 홍콩과 신장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약한 고리'인 한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선 왕이 부장의 정 장관 초청이 블링컨 방한 전에 이뤄지긴 했지만, 블링컨 장관이 다녀가자마자 방중이 이뤄지면서 마치 중국이 정 장관을 불러 경고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을 외교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문재인 정부로선 미중 갈등이 행여나 북핵 문제에까지 여파를 미칠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미국과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 갈등 상황에서 두 강대국 모두가 의도를 갖고 한국을 서로 유리하게 끌어들이려 한다면 우리 정부의 입지가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미중 간 한쪽을 택일하라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양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의용 장관은 회견에서 "우리의 기본 입장은 분명하고 절대 모호하지 않다"며 "한미 동맹의 굳건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미중은 우리의 선택의 대상은 결코 아니다"라며 "또 미국이나 중국도 우리에게 그러한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중 간에 협력의 공간도 있다며 한반도 문제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정 장관은 "우리가 이런 분야에서 미중간 협력을 촉진해 양국 관계 관계가 건설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수 있으면 그렇게 적극 노력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정 장관은 지난 17일 미국, 25일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불과 보름여 만에 잇따라 주요국과 외교장관회담을 하게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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