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들어와 욕설에 음란물…'줌 폭격' 무방비

<앵커>

코로나 때문에 요즘 학교 수업이나 회의를 화상으로 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여러 명이 듣고 있는 화상 수업에 갑자기 들어와서 음란물을 올리거나 욕설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함께 쓰는 비밀번호만 알면 누구나 수업에 접속할 수 있다 보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겁니다.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양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A 군은 지난 17일 화상 수업 도중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4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참여한 수업에 일베 회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난입한 겁니다.

[A 군 :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 화면에 낙서를 해놓는다든지, 온갖 욕설을 날렸죠. 한 명을 지목해서 학번이나 이름 말하며 비하한다든지….]

일베를 상징하는 손 모양에 혐오 발언까지 마구 쏟아내며 10여분 간 난동을 부렸습니다.

[○○고등학교 교감 : 내일 저희가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를 합니다. 접수된 신고 사안에 대해 교육청을 통해 수사 의뢰를 하는 것으로….]

[윤지선/세종대학교 교수 : 선을 넘었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공유자 분명히 보고 계시죠.]

지난 22일 줌 폭격이 대학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누군가 화상수업에 들어와 음란물을 게시하고 혐오 표현을 쏟아냅니다.

교수가 법적 대응을 경고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윤지선/세종대학교 교수 : 법적 대응 하겠다고 했는데 촉법소년이라 상관 없다라고 해서 강제 퇴장을 제가 네 번을 했습니다.]

줌 수업에는 링크 주소 그리고 비밀번호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링크 주소, 비밀번호와 함께 수업에 들어와 테러해달라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경찰은 해킹으로 침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줌 폭격이 사회 문제로 대두해 미국, 독일 등에서는 줌 수업을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사들은 줌 같은 민간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이 있지만 오류가 너무 잦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교사 : 선생님들이 계속 매일매일 그날의 오류 사항을 올려주시는 단톡방이 있거든요. 소리 공유가 안 된다든지….]

화상수업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와 교육 당국의 대응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김남성, 영상편집 : 이소영, CG : 강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