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국립외교원장 "한 · 미, 가스라이팅…동맹 중독 극복해야"

국립외교원장 "한 · 미, 가스라이팅…동맹 중독 극복해야"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한국 정부의 외교 싱크탱크 격인 국립외교원의 김준형 외교원장이 한미 관계를 '가스라이팅'에 비유하고 '동맹 중독'에서 벗어나야 할 관계로 표현해 논란이 예상됩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오늘(30일)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 새로 읽는 한미 관계사'에서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 한미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주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타인에 대한 통제력이나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일컫는 표현입니다.

김 원장은 오늘 출판을 계기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표현을 쓴 배경에 대해 "진보 정부 시절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이 압도하는 경우가 많아 그 단어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또 저서에서 한국이 한미 관계를 유지하느라 애쓴 탓에 합리적 판단을 할 힘을 잃었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희박해진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동맹 중독'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러한 동맹 중독을 극복하고 상호적 관계를 회복하는 것만이 건강한 한미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원장은 온라인 간담회에서도 한미관계를 거듭 '중독', '신화', '종교' 등으로 표현하며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극복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 관계가 상식적, 실용적, 합리적 판단을 못 하게 할 정도로 '신화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압박한 데서 보듯 "동맹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면서 한미 간 국익이 다른 만큼 "상식으로 돌아가 미국과 '밀당'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또 미중갈등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훼손하면 안 된다"며 비슷한 갈등 상황에 끼인 독일, 프랑스, 호주, 아세안 등과 연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견제 구상으로 평가받는 미국 주도의 협의체 '쿼드' 참여에 대한 질문에는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일 경우 더더욱 아니"라고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하나도 주지 않고는 얻는 게 없다"며 북미 간 협상을 통해 "서로의 조건을 교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선거캠프의 안보상황단에서 활동하며 각종 외교·안보 공약을 만드는 데 역할했습니다.

국립외교원장이 되기 전에는 한동대에서 국제어문학부 교수를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