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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북 미사일 '풀업 기동' 놓쳤나…막판 사각지대 가능성

군, 북 미사일 '풀업 기동' 놓쳤나…막판 사각지대 가능성
▲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비행하는 모습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450km라고 발표해 북한의 '600㎞' 발표와 차이가 있는데 대해 '초기 정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준락 합참공보실장은 오늘(3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당시 우리 군은 탐지자산에 포착된 초기정보를 평가해서 설명해 드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한미당국 간 긴밀한 공조하에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종합해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이어 "탐지레이더의 특성을 고려하면 지구 곡면에 따라서 동쪽으로 발사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초기에 포착되는 부분을 설명드린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초기 한미 군 당국의 평가에 오류가 있었을 수 있다는 점에 여지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합참이 탐지레이더 특성과 지구 곡면을 언급한 점을 볼 때 오류가 있다면 이는 탐지레이더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합참은 25일 발사 당일 북한의 미사일 사거리가 450km, 고도 60km로 탐지된다고 발표했지만, 하루 뒤 북한은 "시험 발사한 2기의 신형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 600㎞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며 사거리를 600km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발사하는 미사일의 궤적을 지상 원격 계측 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해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비해 한미 당국은 레이더 등을 통해 탐지된 구간의 속도, 거리 등을 분석해 예상 사거리를 판단합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지상에 배치된 '그린파인'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와 해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PY-1 레이더를 통해 가장 먼저 포착됩니다.

그러나 이번에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것처럼 미사일이 레이더 위치를 기준으로 반대 방향으로 발사되면 일정 고도 이하에서는 탐지가 되지 않는 '레이더 상실고도'(음영구역)가 발생합니다.

일종의 '사각지대'인 셈입니다.

김 실장이 브리핑에서 "남쪽 방향이라면 우리가 모든 정보를 포착할 수 있다"며 "탐지 능력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로 의문을 품을 이유는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설명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레이더 상실 고도에서 '풀업' 기동(비행 후반 고도를 다시 올리는 것)이 이뤄졌다면, 실제 사거리는 군 당국의 추정치보다 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국정원도 어제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에서 "국정원은 풀업 기동을 실제로 했는지, 그래서 사거리가 얼마나 더 늘었는지는 검토 중"이라며 "정부에서 발표한 450㎞의 사거리는 풀업을 배제하고 자연낙하했을 경우를 추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탐지 사각지대 쪽으로 의도적으로 발사해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에 혼선을 노렸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은 북한이 2019년 7월 25일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방 방향으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발 발사했을 당시에도 벌어졌습니다.

당시 합참은 초기 첫발이 430km, 두 번째 발은 690km로 비행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미국의 탐지자산을 통해 레이더 상실고도 이하에서의 궤적을 추적해 두 발 모두 600km가량 비행했다고 정정했습니다.

당시 합참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의 곡선(포물선) 비행이 아닌 레이더 상실고도 이하에서 '풀업' 기동을 해서 초기 판단된 비행거리와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KN-23 개량형은 기존 스커드와 달리 종말단계에서 레이더 탐지 고도 이하로 저고도 활공 비행이 가능하다"며 "레이더 탐지 제한 구간이 정보당국의 예측보다 길어져 사거리 판단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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