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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덫' 농수로…탈출로 설치 지침 만든다

'죽음의 덫' 농수로…탈출로 설치 지침 만든다

이용식 기자 yslee@sbs.co.kr

작성 2021.03.27 20:41 수정 2021.03.27 21: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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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콘크리트 농수로에 한 번 빠지면 나가기가 어려워 야생동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 저희가 꾸준히 전해드렸습니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콘크리트 농수로에 탈출로를 설치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이용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충남 당진의 한 콘크리트 농수로입니다.

지난 1월 고라니 2마리가 얼어버린 농수로 바닥을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높은 농수로 벽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겁니다.

한참을 허둥대던 고라니들은 다행히 구조대가 출동한 덕분에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김리현/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물 먹으러 내려왔다가 농수로가 콘크리트로 된 수직의 높은 벽이기 때문에 다시 못 나오고 있어 피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운이 좋은 건 아닙니다.

[정상진/주민 : 저 죽어 있는 것도 안타깝고, 사람도 빠지면 못 나와요, 나올 데가 없어요.]

이곳 농수로는 폭이 10m, 깊이가 2.4m나 될 만큼 대형이지만, 어느 곳에서도 야생동물의 탈출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허술한 추락 방지 울타리는 있으나 마나입니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콘크리트 농수로는 5만 1천km, 이 가운데 탈출로가 있는 곳은 전체의 2%인 1천km에 불과합니다.

탈출로 설치가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농어촌공사가 손을 놓고 있는 겁니다.

야생동물 피해가 잇따르자 환경부는 지난해 8월 탈출로 설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마쳤습니다.

올해 말까지는 농수로 형태에 따라 탈출로를 어떻게 만들지 구체적인 지침도 세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속력이 없는 지침보다 법 개정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 화면제공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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