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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 허가받고 폐기물 묻어…까맣게 모른 시청

<앵커>

경기도 시흥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에 누군가 쓰레기를 잔뜩 묻어놨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비롯해서 휴지와 음식 쓰레기가 땅속에 묻혀 있다는 겁니다. 그걸 버린 사람도 문제지만, 시청의 관리·감독 역시 허술했습니다.

제보 내용,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덤프트럭 넉 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온 뒤 무언가를 땅에 들이붓습니다.

다음날도 같은 작업이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트랙터로 땅을 평평하게 다지기까지 합니다.

이곳 모두 개발제한구역인데 삽으로 직접 파 봤습니다.

건설사업장 폐기물뿐만 아니라 페트병,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휴지와 담뱃갑까지 나옵니다.

불법 폐기물이 매립된 땅 아래에 내려와 봤습니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일반 흙과는 색깔이 좀 다른데요, 일반 흙이라면 자석을 붙였을 때 달라붙지 않아야 됩니다. 이 땅은 어떨까요?

이렇게 바로 자석이 달라붙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생태공원까지 있어 심각한 토양과 수질 오염이 우려됩니다.

언뜻 보면 일반 흙과 좀 비슷한데요, 이렇게 손으로 만져보면 찰흙처럼 잘 뭉쳐지는 게 육안으로 봐도 일반 흙과는 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쪽으로 와보시면 이렇게 갈대들이 힘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계속 불법 폐기물을 매립해서 개발제한구역을 메워나가고 있는 겁니다.

[조호연/환경문화시민연대 활동가 : 폐자재를 분류하는 작업에서 나오는 폐 찌꺼기입니다. 침전물들이 빠지면서 결과적으로 상수도까지 가거든요. 사람 입으로 다 들어가는 거예요.]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시흥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실태를 확인하고 불법 매립 현장을 적발했다는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이미 불법 매립이 수년 동안 이뤄져 습지 대부분이 땅으로 변한 상태입니다.

개발제한구역 땅을 다른 용도로 쓰려면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땅을 소유한 회사는 양식장 등으로 쓴다고 허가를 받아 놓고 폐기물을 매립해 왔습니다.

게다가 이런 허가 기간조차 종료된 지 오래였습니다.

[시흥시청 직원 : 불법이 계속 있었던 곳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벅찬데, 예전 것까지 보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죠.]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불법 토지 형질 변경으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시흥시청은 불법 폐기물 매립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지만, 현장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양현철, 영상편집 : 박선수,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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