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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라쿠배' 가고 싶어요"…개발자 학원에 수강생 몰렸다

"'네카라쿠배' 가고 싶어요"…개발자 학원에 수강생 몰렸다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21.03.26 17: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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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IT업계에서는 '네카라쿠배' 라는 줄임말이 쓰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라인, 쿠팡, 배민의 앞글자만 딴 건데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 하는 회사들이기도 합니다.

여기 IT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학원에도 많은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는데요, 김기태 기자 리포트 보시고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이 어레이가 파이썬의 데이터를 다루는 구조가 아니라….]

이 암호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목표는 한가지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 민족을 뜻하는 '네카라쿠배' 라는 신조어까지 생긴 잘나가는 IT 기업에 입사하는 겁니다.

이 학원은 IT 개발자에게 필요한 지식을 전액 무료로 가르쳐주되 취업하면 연봉의 1%를 한 번만 기부하면 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4천 명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서류와 면접 과정을 거쳐 15명이 수강생으로 선발됐습니다.

지원자 64%가 전산 프로그램을 다뤄본 적도 없는 '문과 출신' 비전공자입니다.

[김성휘/취업준비생 : 완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한 달 정도 공부를 하다 보니까 재미가 느껴졌고.]

코딩 작업 등에 익숙해지기 위해 6개월 동안 주 5일, 매일 12시간씩 모든 걸 쏟아붓습니다.

[김정원/취업준비생 : 이 과정이 무료다 보니까. 저는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최대한 열심히 해서 당연히, '네카라쿠배' 가면 좋죠.]

코로나19 등 여파로 대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들의 취업 문은 좁아진 반면, 비대면 호황을 맞은 IT 기업들은 오히려 구인난에 시달리는 상황.

극심한 취업난 속에 취업준비생들의 IT 개발자로의 변신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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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 내용 취재한 김기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네카라쿠배, 저는 뭐 무슨 마술 주문인 줄 알았는데 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이게 굉장히 일반 명사처럼 쓰인다면서요?

[김기태 기자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기업의 앞글자를 이렇게 따서 부르는 건 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먼저 시작했습니다. FAANG 흔히 팡 기업이라고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의 앞글자를 딴 얘기거든요. 이걸 우리 상황에 적용해서 네카라쿠배다 이런 말을 만들 정도니까 그 인기를 짐작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 기업들이 소위 워라밸이라 불리는 일과 삶의 균형이나 수평적인 조직 문화 등으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매우 높고요. 또 그뿐만 아니라 요즘 들어서는 연봉도 엄청 높아졌습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들은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돌파했거든요. 그러니까 삼성전자 안 부럽다, 이런 얘기 나올 정도입니다.]

Q : 저도 취업준비생이라는 한번 가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IT 개발자들의 몸값이 뛰는 이유가 있죠?

[김기태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11월에 정세균 국무총리 앞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

[한성숙/네이버 대표 (지난해 11월 12일, 총리공관) : 지금 뽑고 싶어도 뽑을 개발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김기태 기자 : 이 말을 보면 국내 IT 분야 인력 부족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조사한 국내 IT 분야 인력 부족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4천 900명대였는데 내년 1만 4천 500명대로 급증합니다. 그러니까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나는 거죠. 그러니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IT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개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연봉 인상 도미노는 물론이고요. 신입 개발자에게 1억 원의 스톡옵션을 제시하는 경우까지 등장했습니다.]

Q : 일단 IT 업계들이 코로나 때문에 많이 수혜를 보면서 또 돈이 몰렸잖아요. IT 개발자들한테 처우를 더 잘해 준다는 건 좋은 일일 것 같은데 모두가 다 행복한 건 아니라고요.

[김기태 기자 : 말 그대로 IT 기업들이 뺏고 뺏기는 개발자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결과적으로 중소형 스타트업들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일단 뽑아놓고 잘 키워놔도 네카라쿠배 같은 큰 회사에서 연봉 2배 줄 테니까 와라. 이러면 애사심에 호소를 하더라도 붙잡을 방법이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또 일부 개발자들은 억대 연봉 받는 개발자는 일부 대기업 정규직에 불과한 게 현실이고 개발자 대부분은 프리랜서로 불안한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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