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디지털 파일 하나에 780억 원…"기회" vs "투기"

<앵커>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아서 만질 수도 없는 디지털 작품들이 요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일종의 가상 인증서를 통해서 세상에 하나뿐인 진품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때문에 작품의 가치도 함께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주로 가상화폐에서 위조를 막기 위해 많이 쓰이는 기술을 활용한 것인데, 이제는 미술뿐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이 내용 집중 취재했습니다.

이주상 기자, 노동규 기자가 함께 전해드립니다.

<이주상 기자>

미국의 블록체인업체 관계자가 영국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판화 작품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 : 이렇게 함으로써 작품의 가치는 블록체인 NFT로 전환되고, 작품을 소유하는 유일한 방식이 되는 것입니다.]

판화 원본은 사라져도 블록체인으로 암호화된 디지털 예술품으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12일에는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의 작품이 6천900만 달러, 우리 돈 약 780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파일의 형태로 판매된 것인데,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나만 가질 수 있다는 블록체인 예술품의 가치입니다.

또 테슬라 자동차 CEO 일론 머스크의 연인으로 유명한 가수 그라임스는 '전쟁 요정'이라는 블록체인화한 캐릭터를 만들어 65억 원에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블록체인 미술품의 거래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적용한 디지털 작품이 지난 19일 인터넷 경매를 통해 288이더리움, 우리 돈 약 6억 원에 팔린 것입니다.

[마리킴/작가 : 그림을 그려서 바로 팔 수 있는 이런 시장이 열리는 것이 미술 활성화에 굉장히 도움이 되고 젊은 작가들을 많이 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경매업체 서울옥션 역시 올 하반기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목표로 거래시스템 개발과 작가 발굴에 나섰습니다.

미술품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수집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것입니다.

---

<노동규 기자>

최근 6억 원 넘는 가격에 팔린 디지털 작품도 10초짜리 컴퓨터 영상 파일입니다.

복제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그 복제는 이렇게 무한히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NFT는 이 디지털 파일들 가운데 창작자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일종의 원본 증명서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한 파일의 작품의 생성 시각, 또 소유자, 거래 이력 등의 정보를 담아내면 그게 바로 디지털 세상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진품성을 부여한 NFT 작품이 되는 겁니다.

NFT 자산 거래량은 지난 1년 동안 4배 늘었는데 특히 진품 여부가 중요한 예술 분야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Q. 경매 왜 참여하신 거예요?

[NFT 작품 응찰자 : 투자나 이런 데 관심이 좀 많은 편인데, 요즘에 부동산도 그렇고, (NFT 작품 경매에) 뭔가 좀 새로운 시장을 본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개인적으로는.]

활용 범위도 다양해졌습니다.

'디지털 진품' 보장을 받은 게임 속 아이템이나 창작품에 대한 소유권이 생겨났고, 미국프로농구 하이라이트 장면을 편집한 짧은 원본 동영상의 소유권도 거래됐습니다.

르브론 제임스의 10초짜리 원본 NFT 동영상은 2억 3천여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NFT에 대한 평가, 아직은 반신반의입니다.

국내 미술계에서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선희/화랑 대표 : 사실은 영상 작업물을 판매하기는 굉장히 어렵거든요. NFT 예술품으로 전환이 됨으로써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보다 넓은 영역에서 판매를 할 수 있는 판로가 열린 거기 때문에….]

반면 투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심상용/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 하나의 '투자 가치'로만 예술품을 바라보는 안목을 크게 만들어서, 가격이라는 게 가치까지 대변하는 것처럼 된다는 얘기죠.]

비트코인에 대한 평가만큼이나 NFT에 대한 논란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초아·오세관, 작가 : 김채현,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화면제공 : 유튜브 Burnt Banksy)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