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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 역외 반출 막자'…伊, EU 요청으로 관련 시설 불시점검

'AZ백신 역외 반출 막자'…伊, EU 요청으로 관련 시설 불시점검
유럽연합(EU)과 이탈리아 당국이 최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무단 역외 반출 가능성을 우려해 이탈리아 내 AZ 백신 관련 시설을 불시 점검했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총리실 발표와 일간 라 스탐파 등 현지 언론 내용을 종합하면 이탈리아 당국은 EU의 요청으로 주말인 20∼21일 수도 로마 인근에 있는 AZ 백신 관련 시설에 수사관을 보내 보관 물량을 파악했다.

미국계 바이오업체에 의해 운영되는 해당 시설은 AZ가 생산한 백신의 병입과 최종 품질 검사 등을 담당하는 곳이라고 한다.

EU는 AZ가 영국을 비롯한 역외 국가로 백신을 무단 반출할 가능성을 의심해 이탈리아 당국에 점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사관들은 시설에 보관돼 있던 AZ 백신 2천900만 도스(1도스=1회 접종분)를 발견했다.

EU가 지금까지 AZ로부터 공급받은 물량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보관된 백신 대부분은 네덜란드에서 위탁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당국은 해당 백신이 벨기에로 향하는 물량이라고 결론 내리고 이를 EU에도 통지했다.

총리실은 이날 관련 언론 보도 후 AZ 백신 병입시설 불시 점검 사실을 공개하며 "국외로 향하는 모든 코로나19 백신은 관련 기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Z 측도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공급되는 것 외에 EU 역외로 수출되는 물량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탈리아 병입 시설에 보관된 백신 2천900만 도스 가운데 1천300만 도스는 품질 검사를 거쳐 코백스에 공급될 물량이며, 나머지 1천600만 도스는 EU 역내 공급분이라는 것이다.

코백스는 저개발국 등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고자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이 손잡고 만든 기구다.

이러한 해명에도 EU 내에서는 영국과 협력 관계에 있는 AZ가 다른 의도를 갖고 고의로 물량을 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여전하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AZ가 EU보다는 영국과의 약속을 우선시한다며 "이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도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백스 공급분 외에 나머지는 모두 EU 회원국들에 배분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편으로는 백신 공급 지연을 둘러싼 EU와 AZ 간 갈등의 골을 드러낸 '해프닝'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EU는 AZ를 비롯한 백신업체들이 계약한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회원국들의 백신 캠페인에 차질이 빚어지자 지난 1월 말 백신 수출 통제 규정을 도입하고 그 첫 사례로 이탈리아에서 완제품으로 나온 AZ 백신의 호주 수출을 저지한 바 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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