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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엉뚱한 데 투자, 부실 운용…환매 중단 '발 동동'

투자자들, 하나은행과 운용사들 검찰에 고소

<앵커>

하나은행이 지난 2018년에 판매한 사모펀드가 있습니다. 영국의 부동산 개발이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으로, 8개 펀드에 모두 1천억 원 넘는 투자금을 받았는데, 이 펀드들의 환매가 중단돼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밋빛 전망을 내세웠던 이 펀드 상품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허술하게 운용됐는지 보여주는 하나은행의 내부 문건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김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8년 6월, 하나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JB자산운용이 기획한 사모펀드에 380억 원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일명 UK루프탑펀드, 영국의 수직 증축 재건축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인데, 투자자들은 만기 1년을 넘긴 지금까지도 환매를 못 하고 있습니다.

[A 씨/UK펀드 가입자 : 만기는 다 끝났죠. 실사를 한다고 해도 (은행에서는) 실사 보고서도 못 주겠다고 그러고.]

투자자들은 무슨 사정인지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지만, 은행은 이미 현지 실사를 벌였고 그 보고 문건을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하나은행 내부 문건

펀드 자금이 사업 대상 부동산에 선순위 담보권을 갖고 있어야 했지만 후순위로 밀려 있었고, 약속한 증축 사업이 아닌 엉뚱한 다른 개발 사업에 투자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투자금이 별도 계좌에 관리되지 않고 다른 대금들과 뒤섞여 운용됐습니다.

[송태호/변호사 : 원래 투자하기로 됐던 곳이 아니라 지금 다른 데 투자가 됐고. (운용보고서를 보니) 안전장치 자체도 없거나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이고.]

투자 상품에 대한 허술한 관리도 문제지만 사후 설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B 씨/UK펀드 가입자 : 저희 어머니가 일단 가입 당시 84세였고요. '조금 분양이 더뎌져서 그러는데 지연 이자가 붙기 때문에 수익률은 더 올라가니까 걱정 마세요' 이랬단 말이에요.]

투자자들은 사기 등 혐의로 판매사인 하나은행과 운용사들을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영국 현지에서 진행 중인 실사를 마무리한 뒤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투자 피해 경위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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