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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억 원 인도양 쓰나미 희생자 추모조각상…7년 만에 태국서 햇빛

36억 원 인도양 쓰나미 희생자 추모조각상…7년 만에 태국서 햇빛
세계적인 조각가가 제작한 '인도양 쓰나미' 희생자 추모 조각상이 7년간 태국의 한 경찰서에서 그 존재가 까맣게 잊혔다가 뒤늦게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22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끄라비 경찰은 최근 경찰서 보수를 준비하던 중 약 1억 밧(한화 약 36억 원) 가치로 추산되는 조각상 2개를 발견했습니다.

이 조각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출신 미국 조각가인 루이스 부르주아가 2004년 인도양 쓰나미 희생자들을 위해 만들어 기부한 것입니다.

2004년 쓰나미 당시 인도네시아 아체주(17만여 명)를 비롯해 스리랑카(3만5천여 명), 인도(1만6천여 명), 태국(8천200여 명)에서 총 23만여 명이 사망·실종했습니다.

경찰서에 꼭꼭 보관돼있다 7년만에 빛을 본 쓰나미 희생자 추모 조각상 (사진=PenKaoKrabi 페이스북, 연합뉴스)

'나를 꼭 붙들어줘'라는 이름이 붙은 이 조각상 중 하나는 두 명의 손이 서로 마주 잡고 있는 장면을, 다른 하나는 파도에서 한 손이 나오는 장면을 각각 묘사하고 있습니다.

애초 이 조각상들은 11년 전부터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피피 국립공원 내 놉파랏 타라 해변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방콕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위해 끄라비에서 옮겨졌습니다.

방콕 전시회를 마치고 이 작품들은 끄라비로 다시 전달됐지만,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루이스 부르주아가 2010년 5월 31일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것입니다.

그러자 작품의 가치가 급속히 뛰었습니다.

당시 조각상을 돌려받은 국립공원측은 어쩔 줄을 몰랐다고 국립공원 책임자인 쁘라윤 퐁판은 말했습니다.

일단 원래 작품이 전시돼있던 해변이 침식으로 인해 훼손된 데다, 가치가 폭등하면서 도둑들의 목표물이 될 것이 뻔했다는 설명입니다.

태국 문화부는 복제품을 전시해 놓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고인 측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단 끄라비 경찰서로 옮겨졌지만, '너무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바람에 경찰도 이 사실을 잊고 있었고 그렇게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지고 말았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7년 만에 끄라비 경찰로부터 조각상들을 넘겨받은 피피 국립공원측은 내달 회의를 열어 처리 방침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경비회사를 고용, 철저하게 지킬 것이라고 국립공원 측은 밝혔습니다.

(사진=PenKaoKrabi 페이스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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