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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신고했더니…"괜히 일 키우지 마라"

직장 내 성희롱 신고했더니…"괜히 일 키우지 마라"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여전히 회사나 주변으로부터 2차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의 '2020년 주요 상담사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뤄진 상담 197건 중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113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58건), 부당 해고(14건), 기타 노동 사안(9건), 성차별적 조직문화(2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성희롱 상담에서는 마우스 위로 손을 겹쳐 잡거나 불필요하게 몸을 밀착하는 신체적 성희롱부터 사장이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는 명령어에 동료를 성희롱하는 내용을 넣는 등 다양한 양태가 등장한다고 상담실은 전했습니다.

성희롱 피해자들이 회사 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겪는 2차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동료나 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을 때 "대화로 풀 수 있었을 텐데 인사팀에 신고하느냐"고 핀잔을 주거나 "일로 마주쳐야 하고 (가해자가) 나이가 많아 그러니 친절하게 대해 주라"며 그냥 참고 넘어가라고 종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회사의 대처도 미온적인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외부에 알려질 것을 꺼려 "괜히 일을 키우지 말라"고 하거나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의 의도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에게 퇴사를 강요하거나 승진 배제와 부당 징계 등 고용상 불이익을 준 사례도 나왔습니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장은 "사내 성희롱과 괴롭힘은 노동권을 침해하는 문제"라며 "일차적으로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고, 성희롱과 괴롭힘이 회사 구성원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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