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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총격은 코로나에 대한 복수"…온라인 증오가 폭력으로

"애틀랜타 총격은 코로나에 대한 복수"…온라인 증오가 폭력으로
"애틀랜타 총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정당한 복수다!"

한인 여성들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을 비롯해 미국에서 급증하는 반(反)아시아계 폭력 사건들의 배경에는 온라인 일각에서 배양된 인종 증오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텔레그램과 극우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 역시 극우 게시판인 '더 도널드'를 중심으로 반아시아계 그룹과 관련 대화가 증가했다.

당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라는 게시물이 해당 게시판들에 확산하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근거 없는 증오가 덩달아 커진 것으로 보인다.

미 럿거스대 네트워크확산연구소(NCRI) 조사 결과 작년 12월 들어 텔레그램, 포챈, 더도널드에서 '쿵플루' 등 아시아계에 대한 모욕이 직전 11개월 평균과 비교해 6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봄 이후 온라인에서 반아시안 감정이 '2차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2차 유행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 선동이 일상화하고 실제 폭력 사건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텔레그램의 한 채널에는 "필리핀 사람들은 아시아인이 아니다. 왜냐면 아시아인은 머리가 좋기 때문"이라는 글과 함께 머리에 총을 들이댄 개 그림이 올라왔다.

올해 1월 텔레그램에 개설된 한 그룹에는 수백 명이 참여해 아시아계의 외모를 과장한 그림과 개고기를 먹는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베트남전에서 현지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미군 병사들의 사진 등을 올렸다.

특히 애틀랜타 총격 직후 이 텔레그램 그룹은 '아시아인들에 대한 최근 공격에 충격을 받았는가'라는 설문을 했는데, 가장 많은 84%가 "코로나19에 대한 정당한 복수"라고 답했다.

NCRI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골든버그는 NYT에 "온라인에서 반아시아계 발언이 늘어난 것은 이들을 노린 실제 사건의 위험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에는 중국이 생물무기로 코로나19를 만들어 퍼뜨렸다는 허위 주장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의 선동적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지난해 3월 폴 고사(공화·애리조나) 하원의원이 "중국 바이러스"라는 트윗을 올린 날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가 트위터에서 650% 폭증하고, 이튿날에는 800%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디어 분석업체 지그널랩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대부분 거짓인 반아시아 언급이 온라인에 무려 800만 건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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