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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초기부터 '증오 범죄' 배제…규탄 시위 확산

<앵커>

한국계 4명을 비롯해서 모두 8명이 숨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대한 현지 경찰의 수사 초기 보고서를 저희 특파원이 입수했습니다. 확인 결과 인종 증오 범죄 가능성을 처음부터 배제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자 현지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한발 물러섰는데 미국 곳곳으로 항의 시위가 번지고 있습니다.

김윤수 특파원의 리포트 먼저 보시고 애틀랜타 현지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미국 애틀랜타 경찰의 사건 보고서입니다.

사건 발생 12시간 뒤에 작성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

범행 종류는 과실치사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증오범죄 의심 여부를 묻는 칸에는 그렇지 않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인종 범죄 가능성을 배제한 셈입니다.

총격범 말만 듣고 범행 동기로 성 중독증을 언급했던 경찰은 비판이 일파만파로 거세지자 말을 바꿨습니다.

[찰스 햄튼/애틀랜타 시 경찰 부국장 : (증오 범죄 혐의도 여전히 보고 계신가요?) 저희는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피해자에게는 나쁜 하루였다며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경찰 대변인도 교체됐습니다.

그러나 분노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증오 범죄가 싫다. 우리는 증오 범죄가 싫다.]

인종혐오 반대시위

사건 현장의 추모 분위기는 아시아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로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켈리/미 애틀랜타 시민 : 우리 모두에겐 '나쁜 하루'가 있고, 중독증도 가지고 있지만, 그걸 소화하는 방식이 따로 있습니다. 이건 살인이고, 증오 범죄입니다. 그는 피부색에 따라 표적을 결정했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 전역으로도 시위가 번졌습니다.

[앨 샤프턴/흑인 인권운동 목사 : 우리도 증오의 표적이 됐었기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들 형제·자매가 이 일을 혼자 겪게 해서는 안 됩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들은 오늘(19일)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대규모 차량 시위에 나설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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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윤수 특파원, 오늘 사건이 있었던 애틀랜타에 바이든 대통령이 간다고 들었습니다. 현지에서 누구를 만날 예정인가요?

<기자>

원래 경기 부양안 통과를 홍보하기 위해서 잡혀 있던 방문 일정인데요,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아시아계 지도자들과 긴급 간담회 일정이 추가로 잡힌 것입니다.

한국계 가운데는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있고요, 박병진 전 조지아주 연방검사장 등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무분별한 폭력 행위의 희생자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조기 게양을 명령한다는 포고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만큼 미국 안에서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주제로 하는 그런 청문회도 열렸다면서요.

<기자>

미국 하원에서 이런 주제로 청문회가 열리는 게 30여 년 만입니다.

한국계인 영 김, 미셸 박 스틸 의원 등이 증인으로 나왔는데요, 영 김 의원 말 직접 들어 보시죠.

[영 김/미 하원의원 : 증오, 편견, 그리고 아시아계를 향한 범죄는 결코 용납될 수 없고 당장 중단돼야 합니다.]

미셸 박 스틸 의원은 지난해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차별 신고가 4천 건 가까이 기록됐다면서 이걸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당파적 사안이 아니라면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인종 증오 범죄를 멈춰야 한다, 이런 목소리에 유명 인사들도 힘을 싣고 있네요.

<기자>

'스탑 아시안 헤이트',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것인데요, 처음에는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 스타들이 주도하다가 이제는 인종을 가리지 않고 배우와 가수, 운동선수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스타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희생자들의 장례 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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