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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해야 돼서…" 교통약자 골라서 태우는 나드리콜

<앵커>

대구시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나들이 콜 승합차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나들이콜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평일 주간과 야간 근무자가 바뀌는 시간대에는 배차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호소합니다. 운전기사들이 퇴근하기 편한 콜만 골라서 태우기 때문인데 시설관리공단이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박정 기자입니다.

<기자>

중증 장애가 있는 서준호 씨가 지난주 평일 나들이 콜 배차를 요청한 건 오후 8시 46분.

당시 대기자 수는 3명, 30분 가까이 지나도 배차가 되지 않아 콜센터에 전화를 건 서 씨는 황당한 말을 들었습니다.

주간 근무자들이 퇴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배차를 해줄 수 없다는 겁니다.

[서준호/대구장애인인권연대 대표 :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고, 퇴근하면 시간이 10시가 넘고 11시가 넘고 그렇게 되기 때문에 안 된다…. 서준호 님은 (1시간 대기 후) 10시 이후에 야간 차 탄다고 생각하세요, 뭐 이런 식으로….]

서 씨는 결국 배차 신청 1시간 지나서야 민원 때문에 출근 시간을 앞당긴 야간 근무자의 나들이 콜을 타야 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운행되는 나들이 콜 승합차는 15대에서 20대 정도, 주간 근무자들이 퇴근 두 시간 전부터 차고지나 퇴근길 방향이 아닌 콜은 배차를 거부하는 게 당연한 관행이라는 겁니다.

[나들이 콜 기사 : 8시 전까지는 센터에서 일방적으로 콜을 지정을 해버려요. 그런데 퇴근 2시간 전부터는 기사들이 (콜을) 선택해서 받죠. 자기 차고지 방향하고 반대 방향으로 가면 퇴근이 늦어지니까 안 받는 경우도 있고….]

이에 대해 나들이 콜을 운영하는 대구시설공단은 자동 배차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일부 기사들의 업무 해이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운영 시간 조정과 증차 등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박준현/대구시설공단 이동관리팀장 : 차고지와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진 곳으로 차량이 배차되는 경우에는 (기사가) 변경해 달라고 요청해서... 이번 같은 불편한 사례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야간 시간대 (운영을) 1시간 앞당겨서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거고….]

올해 나들이 콜에 배정된 대구시 예산은 163억.

일부 운전기사들의 업무 해이와 시설관리공단의 방치 속에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위한 나들이 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장애인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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