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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오산 U-2 정찰기 떴다…美 두 장관의 순방 · 작심 발언에 호응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와 미 7공군의 오산 공군기지가 그제(16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오산에 배치된 기밀 정찰기 U-2 드래곤 레이디(Dragon Lady)의 작전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작전을 마치고 귀환하는 U-2의 저공비행과 착륙, 정비, 격납 등의 모습입니다. 흔치 않은 공개인데 미군은 사진설명도 제대로 안 달았습니다.

주한미군 U-2 정찰기의 착륙 장면을 공개한 美 인도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사실, 사진의 맥락에 대한 해설은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 중인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입에서 충분히 나왔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중국은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방법으로 홍콩과 대만의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고, 남중국에서 국제법에 위배되는 해양 영유권을 주장한다", "북한의 전체주의 체제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에 대해 외교와 압력 등 다양한 옵션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는데 '압력 옵션'의 힌트를 U-2 정찰기의 사진으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오산 U-2의 비행, 착륙, 정비, 격납

착륙 지원 차량인 체이서가 U-2와 나란히 활주로를 달리고 있다.

미군이 공개한 오산 5정찰비행대대의 U-2 사진은 지난 12일 작전 후 귀환의 전 과정을 담았습니다. U-2 정찰기는 낮게 날고, 착륙을 도와주는 체이서(chaser)라는 차량이 U-2를 따라 활주로를 달리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무사히 오산 기지에 내리자 정비사들이 기체를 손보고, U-2는 격납고로 옮겨집니다. U-2 전용 격납고가 완전한 모습으로 공개된 것도 드문 일인데, 떡하니 격납고를 배경으로 연출 샷을 찍었습니다.

전용 격납고 앞의 U-2 정찰기

U-2 정찰기는 20k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150km 떨어진 지상 표적을 정밀 감시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차량 같은 이동 표적도 위성보다 뛰어난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U-2는 거의 매일 오산 기지를 출발해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상은 주로 북한이고 요즘은 종종 대만해협 쪽으로도 다닙니다. 미군이 공개한 이번 U-2 사진들 역시 북한 또는 중국을 들여다보고 귀환하는 과정으로 추정됩니다.
 

초관심의 정찰기, U-2

오산기지에 착륙하는 U-2-정찰기
오산기지에 착륙한 U-2 정찰기

U-2 정찰기는 비행이 공개될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최근에는 대만해협에서 몇 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월 말과 2월 초였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압박을 강화하면서 주한미군 전력인 U-2까지 동원해 중국에 무력시위를 한 것입니다. 북한이 열병식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동향이 있을 때도 U-2의 출격이 포착됩니다.

종종 U-2가 신호 발신기를 켜고 비행해 민간 항공추적사이트에 잡히는데 이는 의도적 노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엔 미군이 스스로 U-2 정찰기의 활동을 공개했습니다. 미국의 국무장관, 국방장관이 중국과 북한을 향해 날 선 작심 발언을 하는 와중에 미군이 대북, 대중 감시의 첨병 U-2의 작전 사진을 내놓은 것이니 그 의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비사들이 작전을 끝낸 U-2 정찰기를 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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