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로 묘사한 BTS…미국 카드사의 '인종차별 일러스트'

미국의 수집용 일러스트 카드 제작사 톱스(Topps)가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가학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묘사를 한 카드를 공개했습니다.

오늘(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4일(미 현지시간) 열린 그래미 어워즈 주요 출연진을 우스꽝스럽게 그린 '가비지 페일 키즈 섀미 어워즈'(Garbage Pail Kids SHAMMY Awards) 스티커 카드 시리즈를 온라인 쇼핑몰에 공개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메건 더 스탤리언, 빌리 아일리시, 해리 스타일스 등 다른 출연진들과 비교해 BTS에 대한 묘사가 유독 가학적이고 폭력적이라는 비판이 쇄도했습니다.

공개된 카드 일러스트는 BTS 멤버들을 '두더지게임' 속 두더지로 표현했고 멤버들은 축음기 모양의 그래미 트로피에 맞아 얼굴이 멍들고 상처 난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반면 테일러 스위프트와 빌리 아일리시는 그래미 시상식 당시 선보인 세트에서 마이크를 쥔 모습, 메건 더 스탤리언은 그래미 트로피를 쥐고 말을 타는 모습 등으로 표현돼 '뮤지션 본연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이런 묘사는 아시아 아티스트에 명백히 차별적이라는 지적이 SNS 등에서 쏟아졌습니다.

다른 출연진들은 카드 하단에 이름을 적었지만, BTS의 경우 팀명 대신 'K팝'이라고만 적은 것도 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번 일은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와 폭력이 증가하는 가운데 벌어져 더욱 공분을 샀습니다.

그러자 톱스 측은 SNS에 "BTS 묘사에 대해 소비자들이 화가 난 것을 파악했고 이해한다. 이 카드를 세트에 포함한 것에 사과한다"며 "BTS 카드를 세트에서 뺐다. 인쇄는 들어가지 않았으며 판매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 사과문마저도 문제의 카드에 담긴 차별적 시각을 제대로 성찰하지 않아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