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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대청소 공지에 '화장 필수'…"시대착오"

<앵커>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매장에 봄맞이 대청소 공지를 전달하면서 개인위생 관리 항목에 '화장을 꼭 하라'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매장 청소와 직원 화장은 관련이 없는데도 서비스직에 '꾸밈 노동'을 강요하는 잘못된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던킨도너츠 직영점에 근무하는 A 씨는 봄맞이 환경 대청소 지침을 전달받고 황당해했습니다.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단정한 복장을 착용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여기에 '화장 필수'라는 문구가 있었던 것입니다.

꾸밈노동 강요한 던킨도너츠

빨간색으로 강조까지 돼 있었습니다.

[A 씨/던킨도너츠 직원 : 봄맞이 대청소랑 얼굴에 화장하는 것은 사실상 관련이 없잖아요. 기분 나쁘게, 불쾌하게 느껴졌어요.]

개인위생 관리 지침을 준수했는지는 2번에 걸쳐 직영 점장들이 가입한 사내 커뮤니티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기한 내에 사진을 찍어 보고하지 않으면 경위서나 개선 계획서를 써야 해서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었습니다.

[A 씨/던킨도너츠 직원 : 제 화장한 얼굴을 개선된 사항이라고 올려서 박제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수치심이 느껴지고.]

던킨도너츠의 이런 지침은 처음이 아닙니다.

2년 전 서울의 한 매장에서는 '풀메이크업을 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화장은 필수'라고 공지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본업과 상관없는 직원의 '꾸밈 노동'을 강요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배진경/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 : 서비스직이라고 해서 내 외모를 팔아야 할 필요는 없어요. 서비스직은 정해진 업무를 수행하면 되는 겁니다. (화장을) 회사가 강제할 권리가 없어요.]

[A 씨/던킨도너츠 직원 : 저희한테 가장 필요한 건 정확한 서비스와 친절이지, 화장한 얼굴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던킨도너츠 측은 화장 필수가 회사 차원의 지침은 아니며, 문구가 작성돼 비공식적으로 일부 직원들에게 전달된 경위를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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