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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갑자기 사라진 산책로…땅 주인 맘대로라지만

<앵커>

서울 관악산 근처에서 주민들이 30년 넘게 산책로로, 등굣길로 쓰던 길이 갑자기 막혀버렸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땅 주인이 길 입구를 철문으로 가로막고 높은 벽을 세운 것인데, 한소희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관악산 산책로 입구입니다.

마을에서 들어가는 통로가 철제문으로 가로막혔습니다.

산책로를 빙 둘러싸고 성인 키보다 훨씬 높은 하얀 벽도 세워져 있습니다.

관악산 산책로 철제벽

[박지원/인근 주민 : 지금 저(철제 벽이) 3m, 몇 미터가 넘어요. 저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철문과 벽은 지난주에 갑자기 세워졌는데 출입이 막힌 구역은 1만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땅 주인이 원래 있던 산책로에 이렇게 철제벽을 만들면서 주민들과 등산객들은 이렇게 좁은 위험한 길을 다니게 됐습니다.

산길이 막히면서 등하교도 불편해졌습니다.

인근에 초·중·고 3개의 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은 이전보다 10분 넘게 돌아가야 합니다.

[최형모/인근 주민 : 하교 시간에 쭉 오다가 막혀버리니까 담을 넘으려고 하는 거예요.]

[인근 주민 : 여자애들이 막 교복 입고 그냥 치마 입고 펜스를 올라가고….]

30년 넘게 오가던 산책로를 하루아침에 잃은 주민들은 길을 돌려달라는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땅 주인이 길을 막은 데에는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주민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땅을 산 지주는 겉으로는 내 땅을 지키려고 철제 벽을 세웠다지만, 땅 일부를 개발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청이 자기 땅에 빌라를 짓게 해 주면 등산로를 기부할 용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청은 해당 토지는 도시 자연공원 구역으로 집을 지을 수 없고, 사유지라도 허가 없이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고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SBS는 땅 주인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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