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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친 벼락이 지구 생명체 '불꽃' 일으켜

하늘에서 친 벼락이 지구 생명체 '불꽃' 일으켜
▲ 지구 형성 초기 낙뢰 상상도

하늘에서 떨어진 낙뢰(벼락)가 생명체 출현의 필수 요소인 인(P)을 만들어냈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생명체 출현에 기여한 인은 대부분 지구에 떨어진 운석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미국 예일대학과 영국 리즈대학 등에 따르면 예일대 지구·행성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 벤저민 헤스가 이끄는 두 대학의 연구팀은 낙뢰로 형성된 광물의 인이 생명체 출현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인은 DNA와 RNA, 생체분자 등 생명체에 필요한 요소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원소입니다.

하지만 수십억 년 전 지구에서는 이런 인이 대부분 물에 녹지 않는 광물에 갇혀있었습니다.

존재는 했지만, 생명체 형성에는 쓰이지 못하는 셈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물에 녹을 수 있는 인을 함유한 광물인 슈라이베르스석(schreibersite)을 함유한 운석이 지구에 떨어져 생명체 형성에 필요한 인을 공급해 준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가설은 큰 허점을 갖고있습니다.

생명체가 출현하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지는 약 35억~45억 년 전에는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이 크게 줄어들었던 시기라는 점입니다.

운석만으로는 충분한 양의 인이 공급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슈라이베르스석이 번개가 땅에 떨어질 때 형성되는 유리질의 돌덩어리인 '풀구라이트'에도 포함돼 있으며, 물에 녹을 수 있는 형태의 인을 갖고있다는 점을 근거로 낙뢰가 생명체 형성에 필요한 인을 제공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풀구라이트는 낙뢰로 최대 1억 볼트의 전압을 가진 전류가 방전되며 표면의 광물질이 녹았다가 굳으며 만들어집니다.

연구팀은 이런 풀구라이트 형성 과정을 연구하던 중 지난 2016년 일리노이주 글렌 엘린에 떨어진 낙뢰로 형성된 풀구라이트 샘플이 많은 양의 슈라이베르스석을 함유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현재 연간 약 5억6천만 회에 달하는 번개량이 지구 형성 초기에는 10억~50억 회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스니다.

또 이 중 1억~10억 건은 땅을 때리는 낙뢰였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약 10억 년간 이런 낙뢰가 지속됐다면 총 낙뢰는 10경에서 100경에 달해 생명체 형성에 필요한 인을 충분히 공급해 줬을 것으로 봤습니다.

연구팀은 화석이 나오기 시작한 약 35억 년 전 쯤에 낙뢰로 만들어지는 인의 양이 운석이 전달해 준 인의 양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연구팀은 운석은 시기별로 편차가 크지만 낙뢰 양은 큰 변화가 없는 상수라는 점이 이 가설의 장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낙뢰가 열대지역에 집중적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용해성 인의 집중화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 리즈대학을 거쳐 예일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있는 헤스는 "이런 점은 낙뢰 가설을 생명체 기원의 중요 경로로 만들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의 생명체 형성은 물론 지구와 비슷한 다른 행성에서 아직도 진행 중일 수 있는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Lucy Entwisle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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