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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반려견 내장형 인식칩, 치매 할머니 살렸다

[인-잇] 반려견 내장형 인식칩, 치매 할머니 살렸다

이학범 | 수의사. 수의학 전문 신문 『데일리벳』 창간

SBS 뉴스

작성 2021.03.17 11:03 수정 2021.03.17 11: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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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한 할머니가 길을 잃고 헤매다 다시 가족을 찾았다.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은 반려견 덕이었다. 제주도에서 들려온 훈훈한 이야기, 자세한 사정은 이렇다. 연일 내린 눈과 함께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2월 18일, "주차장에 신발도 신지 않은 할머니가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 중앙지구대 경찰이 급하게 할머니를 찾았다. 신고 내용처럼 신발을 신지 않은 것은 물론, 겉옷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치매 때문에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했던 상황. 경찰은 우선 할머니를 지구대로 모셨다. 가족을 찾기 위해 지문조회 등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 순간! 경찰들은 할머니와 같이 있던 반려견을 떠올렸다. 매서운 날씨에도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돌던 까만 강아지였다. 강아지는 할머니를 따라 지구대까지 동행했다. 경찰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기견 센터를 통해 강아지의 '내장형 인식칩'을 조회했다. 강아지의 이름은 '까미'였고, '까미' 덕에 할머니는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치매 걸린 할머니 곁을 지킨 강아지 '까미'. (사진은 대한민국 경찰청 페이스북 캡쳐)
이 소식을 들으며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내장형 인식칩'이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2개월 령 이상의 반려견은 모두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동물등록은 '내장형 인식칩'(내장형 마이크로칩)과 '외장형 태그'를 사용하는 2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개인적으로 외장형 방식은 추천하지 않는다. 손쉽게 떨어지고, 분실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외장형 인식표를 떼어버리고 개를 훔쳐 가는 사람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일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내장형 칩을 사용하면 반려견이 통증을 느끼거나, 심지어 종양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0여 년 전쯤 동물등록제 시범사업 초기에는 일부 중국산 칩이 부작용을 일으킨 적도 있지만, 지금 유통되는 내장형 마이크로칩은 안전성이 입증됐다.

동물등록제는 법적 의무사항이다. 등록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를 떠나서, 동물 등록은 귀찮다고 마다할 일이 아니다. 보호자로서 꼭 해야 할 의무다. 아이를 낳아놓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일은 없지 않나. 반려견도 마찬가지이다. 사랑하는 반려견을 잃어버려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고, 이에 따라 유기동물 발생도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이번 사례를 보면, 매서운 추위에도 가족을 끝까지 따라다니는 반려견 덕에 잃어버린 사람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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