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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에 머리 아파"…폐기물 무단 투기에 주민들 고통

<앵커>

포항 산단에서 나온 알루미늄 폐기물 수천 톤이 울산과 경주에 버려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브로커가 연루된 이 사건, 폐기물 처리 작업에는 기초생활수급자까지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BC 신혜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한 폐기물 처리업자에 의해 알루미늄가루 300톤이 불법 투기된 울산의 한 농지입니다.

똑같은 종류의 폐기물이 버려져 있다는 경주 농촌마을의 한 창고를 찾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건물 내부에는 이처럼 천장에 닿을 만큼 알루미늄가루가 담긴 포대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업자가 이 창고를 빌린 수법도 울산과 판박인데, 물건을 잠시 보관할 곳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울산에서는 재활용품, 경주에서는 기계류라고 설명하고 이틀 만에 폐기물 1600톤을 옮겨놓고 잠적했습니다.

[건물 주인 : 여기 임대매매 해놨으니까 (현수막) 보고 들어왔죠. 그냥 한 달에 150만 원만 주고 두 달 잠깐 쓴다고 하니까 그렇게 하라고 했죠.]

5개월째 방치되고 있는 이 폐기물, 문제는 습기에 자연 발화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수시로 연기가 피어올라 주민들은 악취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안태우/마을 주민 : 숨이 턱턱 막혀요, 이 냄새 맡으면 머리도 아프고. 동네 어르신들 다 머리 아프다고 난리인데….]

모두 3천여 톤에 이르는 이 폐기물들은 포항 철강 산단의 한 빈 공장에서 불법 보관돼 오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장이 매각되면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브로커와 처리업자들에 의해 타지역으로 옮겨지던 중 덜미가 붙잡혔습니다.

처리업자 상당수는 일용직 근로자거나 기초생활수급자인데, 코로나 여파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폐기물 처리에 가담하게 됐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주시청 직원 : 폐기물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한 게 아니에요. 먹고 살기 힘드니까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이게 돈이 된다고 하니 이런 정보만 믿고 그냥 해버린 거예요.]

이런식으로 전국 각지에서 연루된 사람은 10여 명, 폐기물 배출업체와 처리업자, 브로커 등에 대한 각 지자체의 고발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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