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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황사 또 오나…"새로운 활성 주기에 진입"

3월 15일, 10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닥쳤던 중국 베이징은 하루 만에 맑은 하늘을 되찾았습니다. 16일 베이징의 공기 질 지수(AQI)는 오전 8시 기준 84로 '양호'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의 AQI는 6단계로 분류되는데, 0~50 우수, 50~100 양호, 100~150 약한 오염, 150~200 중간 오염, 200~300 심각, 300~500 엄중 단계 순입니다.

3월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하늘

중국 중·북부 황사 여전…몽골에선 10명 사망 · 11명 실종

그렇다고 중국의 황사가 모두 물러간 것은 아닙니다. 1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중국 중·북부의 많은 지역이 아직도 황사로 뒤덮여 있습니다. 공기 질 지수가 최고치인 500을 넘은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900을 넘은 곳들도 있습니다.

3월 16일 오전 8시 기준 중국 중·북부 지역의 공기 질 지수가 최고치인 500을 초과했다. 일부 도시들은 900을 넘기도 했다.

중국 기상당국은 이번 황사가 몽골의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의 사막에서 발원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월 초 몽골과 중국 서북 지역의 기온이 비교적 높아 얼음과 눈이 녹으면서 지표면이 노출되고 모래가 날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몽골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적어 황사 발생이 용이한 조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몽골에 모래폭풍이 불어닥친 모습 (출처=글로벌타임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몽골에선 이틀 연속 발생한 모래폭풍으로 지금까지 10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습니다. 한때 590명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초당 20~24m의 강풍이 불었고, 최대 초당 30~34m의 돌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가축 피해도 컸는데,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1천200여 마리가 죽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황사로 몽골에서 1천200마리 이상 가축이 죽었다고 보도했다 (출처=국제온라인)

중국 전문가 "바람 강약 20~30년 주기로 변화…강풍 주기 진입 가능성"

문제는 이번 초강력 황사가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중국 기상과학연구원의 장샤오예 연구원은 "중국이 현재 강풍 주기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바람의 강약은 기본적으로 20~30년 주기로 바뀌는데, 올해 바람이 다시 강해지는 주기에 들어갔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장 연구원은 앞서 2002년 베이징에 강력한 황사가 닥쳤던 것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2002년 3월 15일 베이징에 황사가 날아와 49시간 계속됐고, 닷새 뒤인 20일 두 번째 황사가 베이징을 강타해 51시간 지속됐습니다. 당시 베이징에 날아온 황사는 3만t에 달했습니다. 이후 바람이 계속 약해지는 추세를 보이다가 올해 들어 다시 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했다고 장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장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많아 연구가 필요하지만, 앞으로 황사가 비교적 활발한 시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3월 15일 황사가 강타한 베이징 자금성의 모습 (출처=신화통신)

중국 사막 면적 서울 면적의 2,800배…중국 매체는 몽골 탓

장사오예 연구원은 중국에 170만㎢가 넘는 사막이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 면적(605.2㎢)의 2천800배가 넘습니다. 장 연구원은 바람이 불면 황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황사를 근절할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황사의 책임을 몽골에 지우는 양상입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구 온난화와 과도한 개발로 몽골의 생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국토의 70% 가량이 사막화에 직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몽골에 7천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사육되고 있는데 과도한 방목으로 초원이 황폐화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모래폭풍의 절반 정도가 몽골에서 발원한다는 전문가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한국 언론 등이 황사의 발원지로 중국을 지목하는 게 억울하다는 입장도 피력했습니다.

최근 열린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중국 정부 보고서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올해 중국 정부 보고서에는 '생태계 건설을 강화해 환경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북방 지역 난방 청정에너지 사용률을 70%로 높이고, 2030년 이전에 탄소 배출량을 정점에 도달하게 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막을 녹지화하겠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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