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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30년 만의 증세 추진 시동…글로벌 법인세 하한설정도

바이든, 30년 만의 증세 추진 시동…글로벌 법인세 하한설정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법인세와 소득세 등 증세를 추진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증세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데, 코로나19 경기 부양책 시행과 인프라 건설 추진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이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입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전 세계적인 법인세율 인하 경쟁이 재정난을 가중하고 기업에만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고 글로벌 수준에서 다국적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1993년 이후 30년 정도 만에 처음으로 포괄적인 연방세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법인세의 경우 21%에서 28%로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는데, 이를 다시 상향 조정하는 것입니다.

또 기업의 수익을 소유주의 개인소득으로 잡아 법인세 대신 소득세를 내는 '패스 스루 기업'의 조세 특례를 축소하고, 부동산세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됩니다.

개인소득세의 경우 연간 소득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 또 자본이득이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인 사람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입니다.

대선 기간 동안 당시 증세안이 실현되면 향후 10년간 2조1천억 달러, 최대 4조 달러의 세수가 더 걷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조지 W.부시 대통령 때 세금 감면 축소 등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포괄적인 증세안이 추진되는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3년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관건은 의회 통과 여부입니다.

야당인 공화당은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등을 이유로 증세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대신 국세청의 세금 징수 집행을 강화하는 데 공화당은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국세청의 징수 집행을 위해 1달러를 투자하면 3~5달러의 세금을 더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고속도로 건설을 돕기 위해 유류세를 여행 거리 기준 요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그나마 공화당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항목입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 의원들도 증세 지지에 대해 다소 머뭇거리는 입장을 표명했다면서 일부 의원들은 전염병 대유행 이후 실업률이 높은 상태에서 증세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민주당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간선거가 예정된 내년 11월 이전까지가 증세안을 관철할 시한이고,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총대를 메고 법인세 인하라는 글로벌 '출혈 경쟁'에 제한을 두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조세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1980년 전세계적인 법인세율은 평균은 40%였지만, 2020년에는 23%로 낮아졌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법인세율이 30%를 넘는 국가가 2000년 55개국이었다가 지금은 20개국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2017년 전세계 다국적기업이 얻은 이익의 40%가량이 조세피난처로 옮겨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WP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학자들은 법인세 감세로 빈국과 부국 모두 피해를 봤다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로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21%에서 11.3%로 감소하고, 91개 기업은 연방세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옐런 장관은 14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OECD를 통해 비록 구속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다국적기업의 법인세율 하한선에 관한 원칙적 합의를 끌어내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WP는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옐런 장관은 취임 몇 주간 다른 나라 재무장관들과 OECD 조세협약에 관한 대화를 나눴고, 최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때는 유럽과 마찰을 빚은 '디지털세'에 대해 완화한 입장을 내놓으며 손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 때 "전세계적인 법인세 하한 설정은 '바닥까지 가는' 파괴적 경쟁을 멈출 수 있다"며 "미국 기업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OECD 협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WP는 OECD는 법인세율 하한으로 12%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안이 실현된다고 해도 OECD 조세협약에 영향을 받지 않는 국가로 자금이 이동하고,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자체 경쟁력을 해칠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해 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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